신여성 나혜석의 불꽃같은 삶

이구열 소장 37년만에 복간

37년만에 수원 출신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의 일대기를 담은 책이 복간됐다.

 

이구열 한국근대미술연구소 소장이 지난 1971년 1월부터 월간지에 17회에 걸쳐 연재한 ‘에미는 선각자였느니라’를 묶은 1974년의 저작을 단행본 ‘나혜석(서해문집 刊)’으로 재출간한 것.

 

나혜석은 서양화가이자 문인, 한국 근대사에 가장 특출했던 여성 선각자로 꼽힌다. 일본 유학 후 3·1운동에 적극 나섰다가 옥고를 치렀고, 여권 주장 발언과 선각적 글을 언론에 게재하며 문화적 개혁 운동을 펼쳤다. 1921년 경성일보 내청각 전시장에서 한국인 화가의 최초 개인전이었던 첫 유화 전시회를 열고, 조선미술 전람회에 연속 입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이혼과 비참한 파멸로 얼룩진 삶 때문. 그는 유럽 여행지에서 만난 당시 천도교 지도자 최린과의 악연과 이혼 결정으로 사회적 비판을 받았고, 연고자와 신분을 함구한 채 시립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불온한 여성’으로 낙인찍혔던 나혜석을 40여 년전 미술기자였던 이 소장이 관련 자료와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의 증언을 수집해, 여성 선각자이자 뛰어난 서양화가로 재평가한 책을 출간했던 것이다.

 

자서전식으로 복간된 책은 전작의 나혜석 사망 시점인 ‘1946년 50세, 사망’을 ‘1948년 12월 10일, 서울시립 자제원에서 53세로 사망’으로 수정했고, 미국 여행 원고와 위자료 청구 소송문 등을 보완했다.

 

이와 관련 이 소장은 서문에서 ‘영광과 파멸을 극으로 살다 간 화가 나혜석.…(중략)…나는 나혜석이라는 근대의 한 여성 선각자의 사상과 그녀가 살았던 사회 배경 그리고 시대적인 문체를 종합적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 소장은 나혜석에 대한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오는 22일 오후3시 나혜석 생가터가 있는 수원시 행궁동주민센터에서 나혜석기념사업회(회장 유동준)가 제정한 ‘제1회 나혜석 학술상’의 특별상을 받는다. 값 1만9천500원

 

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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