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임재범 나치퍼포먼스'에 쓴소리

한 네티즌 콘서트 전 <괴벨스와 임재범> 글 올려 눈길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가 최근 가수 임재범의 나치 퍼포먼스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지난 25일과 26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다시 깨어난 거인'이라는 타이틀 콘서트에서 독일 나치군의 제복을 입고 나치식 경례를 하며 등장해 네티즌들의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공연장을 찾았던 일부 관객들은 "나치 히틀러를 풍자하고 자유를 찬양한 퍼포먼스 였다"고 주장했다. 임재범의 소속사측도 "나치복장을 집어던지며 자유를 갈망한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며 적극 해명했지만 진중권 씨가 이를 '몰취향'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진중권 씨는 2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임재범, 나치 의상 입고 히틀러 경례. '노 히틀러', '히틀러 이즈 데드', '하일 프리덤'을 외치며 히틀러를 풍자하려고 했다고... 그건 윤리적 비난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미학적 비평의 대상. 그냥 '몰취향'이라고 하면 됩니다"라며 쓴소리를 날렸다.

 

진 씨는 그러면서 "임재범은 문제가 될 걸 알았겠지요. 그래서 윤리적 논란을 피해갈 명분을 미리 만들어 놓은 겁니다. 그런 촌스런 도덕적 변명까지 내세워가면서까지 굳이 그런 짓을 하고 싶어하는 그 미감이 후진 거죠"라며 이미 온갖 충격에 익숙한 대중들을 상대로 '미적으로' 도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네티즌들이 임재범의 퍼포먼스를 찰리 채플린의 예를 들며 '풍자'라고 두둔하자 진 씨는 "찰리 채플린의 '독재자'에서 히틀러는 풍자의 대상으로 우스꽝스럽게 묘사되나, 임재범의 복장과 연기는 전체주의 미학을 그대로 차용한 것 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윤리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지만 미학적 컨셉에 대한 논란이 되어야 한다"며 수위를 조절했다.

 

한편, 임재범이 나치 독일군 장교의 제복을 입고 콘서트에 등장한 사진과 퍼포먼스 내용이 논란이 되면서 한 네티즌이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게재한 <괴벨스와 임재범> 이라는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나치 선전과 대중선동을 담당했던 괴벨스를 설명한 뒤 임재범이 마치 로마공화정의 부르투스나 괴벨스의 능력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나치의 선전과 대중선동을 담당했던 괴벨스. 히틀러는 해질녘 인간의 감성이 극대화 되는 시점에 사람들을 모아놓고 사방에 거대한 스피커로 인간의 청각기관이 감지하지 못하는 중저음을 내보내면서 히틀러의 광기어린 연설을 시작했다. 붉은 노을에 비치는 핏빛 미장센과 중저음의 울림이 인간의 심장을 울리고 거기다 히틀러의 미친듯한 연설이 합쳐지면 연설광장은 거대한 전자렌지가 되버렸다. 이 모든 선전책동을 괴벨스가 담당했다. 오늘 나는 가수다의 임재범을 보면서 청중도 울고 같이 노래부르던 가수들도 눈물을 흘리는 걸 보았다. 그걸 보는 순간 저 가수의 공명대 자체가 일반 가수를 뛰어넘는 뭔가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ㅓ. 그건 인간이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하늘이나 악마가 내려준 극한의 공명대처럼 느껴졌다. 임재범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2차대전이나 로마시대에 출현했다면 로마시대 캐사르(카이사르)를 능갈할 정도의 웅변능력을 가지고 있던 부르투스나 괴벨스의 능력을 실현하지 않았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이 글은 임재범 콘서트가 있기 전인 지난달 22일 게재되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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