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승리 이끌고… 孫대표 리더십 빛나게 하는게 내 역할”

강해인 김재민기자 hik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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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

지난해 6·2지방선거 당시, 야권의 경기지사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민주당 김진표 후보가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에게 패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김진표는 이제 끝났다”고 했다. 이후 의원직 사퇴를 철회하고 다시 국회로 돌아오자 일부에선 “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패한 것보다 더욱 잘못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위상이 추락했다. 이어 10월 당 대표 경선에서는 그가 밀었던 정세균 후보를 누르고 손학규 후보가 당선된 것도 그의 앞날을 흐리게 만들었다. 그렇게 하향곡선을 타며 잊혀 질 뻔 했던 김 의원은 제1야당 민주당의 원내대표로 당선되며 단숨에 위상을 회복했다. 유력한 대권주자로 떠오른 손 대표와 그는 지금 명실공히 민주당의 ‘투톱’이다.

◇험난한 정국

민주당 원내사령탑을 맡은 지 이제 한달을 맞이했다. 내년 총·대선을 앞두고 지역·이념적 외연확대를 기대한 의원들의 전략적 선택으로 원내 사령탑에 오른 그는 저축은행 사태와 검찰개혁, 반값 등록금 등 대형 이슈가 연일 터지는 정국의 격랑 속에서 숨가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6조원 규모의 민생 추경 편성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재협상’을 요구하며 정국 주도권 확보를 시도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경제·교육 부총리를 지낸 중량감을 토대로 같은 경기도 출신인 손학규 대표가 내세운 `민생진보'에 발맞춘 정책 대안 마련에 주력, 비교적 안정감을 심어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도권 미래 어떻게 바뀔까

김 원내대표는 임기동안 경기도를 위해 수원비행장 이전 문제와 수도권 규제 완화를 위해 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우리나라가 G7에 들어가기 위해 주목해야 할 곳이 파주LCD와 수원삼성까지다. 이곳에 미래에 먹고살기 위한 모든 것이 다 있다. 또 (수원의) 서울농대 부지부터 성균관대까지 국공유지와 사유지를 합치면 2천만평 정도 되는데 광교 신도시와 삼성전자를 연결, IT나노반도체 신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먹고살 수 있는 것은 바이오신약과 IT나노반도체인데, 향남제약단지에 (기업이) 100% 들어가 있는 것처럼 한국형 실리콘밸리 2천만평을 20년 내다보고 만들면 수원·화성·용인 지역에 얼마나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겠는가. 이것이 내가 갖고 있는 꿈이고 우리나라도 이를 통해 G7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게 그가 꿈꾸는 대한민국의 미래청사진이다.

특히 수원비행장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이와 더불어 그는 수원비행장 이전은 반드시 이전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외치고 있다. 수원비행장은 지역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국가를 대상으로 (소음피해 등에 대한) 막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한번 보상해서 끝나는 게 아니라 5년 뒤 다시 소송을 걸면 또 보상해야 하고, 몇  년내 1조 원 가량의 보상금을 줘야 한다.

그는 비행장 자체가 200만평이고, 탄약고 야산까지 300~400만평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 현재 (국회 공항·발전소·액화천연가스 인수기지 주변대책) 특위에 법안을 내어 놓았고 유승민·김동철 등 여야의원들이 공감하고 있는 상태다. 법은 올해 안에 만들고 MB정부에서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음 대선 때 민주당 공약으로 내걸고 정권을 잡으면 바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대권후보는 수퍼스타K 방식

김 원내대표는 김문수 경기지사의 대권도전 설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대권은 본인이 선택할 일이고, 야당 정치인이 이에 대해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선택에는 비용이 따르는 것이고, 지난해 도지사 재선에 도전했을 때 대권에 나갈테니 밀어달라고 한건 아니다는 주장이다. 그에 따른 정치적 코스트는 반드시 지불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는 대권도전에 앞서 먼저 도정생활에 충실히 임한 뒤 도민들의 동의를 얻은 뒤 도전해도 늦지 않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본인의 향후 대권도전에 대해선 “대권은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꿈이 아주 없다면 거짓말이다”고 조심스럽게 의지를 나타냈다. 다만 지금은 원내대표로서 무조건 내년 총선에서 이기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 대표로서 유력한 대권후보인 손 대표가 당의 지지율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당은 손 대표가 역동적으로 갈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이 필요하고 손 대표의 리더십이 잘 발휘되도록 하는 게 지금의 자신의 역할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선후보 선출방식에 대해 ‘수퍼스타K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 대선은 총선 후 8개월 뒤의 문제이나 유력한 손 대표의 인기 속에 경쟁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 따라서 일부에서 주장하는 ‘수퍼스타K 방식’도 좋다는 것이다. 대선 경선은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경쟁자를 죽여야 한다고 하면 ‘정치 하지(下之)’다. 허각과 존박이 경쟁했던 것처럼 1등보다 아름다운 2등이 존경받을 수 있다는 것. 최고위원들도 (대선후보 경선) 다 나오고 노래 부르며 즐겁게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숨겨진 비밀 따뜻한 가족애

화려한 행정경험과 정치적으로 경륜을 갖춘 그에게도 말 못 할 사연이 있다. 바로 가족관계다. 그는 한 아버지에 세 어머니를 모셨다. 그는 형제가 3남 1녀인데, 동생들과는 이복관계다. 아버지가 어머니와 사별한 후 재혼을 해서 동생 셋을 낳았다. 아버지가 다시 이혼하고 세번째 어머니를 맞았는데 지금 그가 모시고 있다. 두 번째 어머니는 기독교 계통에서 운영하는 공동 생활하는 곳에서 살고 계신다.

아버지는 76세 때인 지난 1994년에 돌아가셨고, 이후 어머니를 모시고 있던 막내 동생이 청주로 내려가면서 그가 모시기 시작했는데 8년이 됐다. 모시기 전에 가벼운 풍 증상이 있었는데 그가 모시고 나서 좋아지셨다. 집사람이 올해 60세인데 85세인 어머니를 모시려니 힘들다고 웃었다. 아내의 고마움을 웃음으로 표현한 것.

어머니는 다행히 건강하게 지내셨는데 재작년에 큰 사고가 났다. 경로당에 갔다 오시면서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엘리베이터가 열리면서 아이가 안고 있던 강아지가 갑자기 짖는 바람에 놀라 넘어져 고관절과 다리를 크게 다치셨다고 어머니의 부상을 안타까워했다.

 

/강해인·김재민기자 hikang@ekgib.com

/사진 하태황기자 hath@ekgib.com

■김진표 원내대표는

엘리트 경제관료 출신… ‘Mr.튜너(조율사)’로 명성

 

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에 선출된 재선의 김진표 의원(64·수원 영통)은 참여정부에서 경제·교육 부총리와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엘리트 경제관료다.

그는 행시 13회로 국세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강원도 영월세무소장과 재무부 세제심의관, 재정경제부 세제 총괄심의관·세제실장을 지냈고, 금융실명제 도입 등을 주도했다. 또 세제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세제개혁을 주도했으며 재정경제부 차관,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국무조정실장 등 요직을 거쳤고, 국무조정실장 시절 ‘외국인근로자고용허가제’와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 도입 과정에서 부처간 이견과 여야간 갈등을 원만히 조율해 ‘미스터 튜너(Mr. Tuner·조율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어 그는 노무현 정부들어 교육·경제 부총리로 임명되는 등 정부 고위 관료로 승승장구했다. 평소 공직자로서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 간 김대표는 정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출마 권유를 받고 고민 끝에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관료라는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17대에 이어 18대 국회의원으로 연이어 당선됐으며 2008년 전당대회에서는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해 예상을 깨고 당당하게 5위로 당선되는 등 정치권에 들어서도 역량을 발휘하며 정치적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수원 출신인 그는 수원중·경복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강해인기자 hik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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