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복수노조’ 허용된다

도내 사업장들 ‘관망세’… 택시·버스운수업계 설립 움직임

정치권과 노동계, 경영계의 찬반 갈등으로 진통을 겪던 복수노조가 사실상 시행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이 복수노조 허용을 재차 확인한데다, 노동법 재개정을 추진해오던 정치권도 한나라당이 당차원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상정을 거부키로 하면서 6월 국회에서 노조법 재개정 추진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사업장에 복수노조가 허용되고, 1사 2노조 시대가 개막된다.

 

15일 도내 노동계 등에 따르면 이미 전국 대형 사업장마다 제2의 노조 설립이 추진되고 있지만, 교섭창구 단일화 등 불씨가 남은 탓인지 도내에서는 아직 복수노조 설립과 관련된 뚜렷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일산 열병합발전소 등 발전 설비를 운영 중인 동서발전만 복수노조가 설립돼 회사 측과 단체협상을 벌이고 있을 뿐, 무노조 경영으로 유명한 삼성 등 도내 대기업들은 아직 복수노조 시행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 대기업 협력업체 등 중대형 사업장 근로자들도 대부분 당분간 타사업장의 복수노조 시행 경과를 지켜보고 나서 복수노조 설립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나마 복수노조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는 업종은 택시와 버스운수업계로 대부분의 운수업체가 복수노조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각 지역 노동청에는 복수노조 설립에 대한 운수업체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복수노조가 허용되면서 그동안 노조와 의견을 달리하거나 낙선한 노조원들이 지지자들과 제2노조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며 “당분간은 대기업 위주의 복수노조 설립이 지속되다가, 앞으로 2~3년 내에 중소기업 쪽에서도 복수노조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진기자 hj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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