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번엔 ‘반값등록금 공청회’ 격돌

한나라 “여야 협의체 구성해 시기등 논의” vs 민주 “상임위 차원서 협의”

대학 반값등록금 대책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여야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등록금 관련 공청회를 놓고 파행을 겪었다.

 

한나라당은 여야 협의체를 구성해 여론수렴을 위한 공청회의 시기·대상 등을 논의하자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굳이 협의체를 구성할 필요없이 상임위 차원에서 공청회에 대해 협의하자고 맞섰다.

 

이처럼 여야가 등록금 인하문제를 놓고 활발하게 논의하다가 공청회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공청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서로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은 대학생들이 요구한 ‘반값 등록금’이 공론화될 경우 이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어 협의체 내에서 공청회를 통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판단이 깔려 있다.

 

또 상임위에서는 여야간 견해차이가 큰 등록금 법안으로 공방을 치열하게 벌이다보면 다른 법안을 처리하는데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모습이다.

 

한나라당 간사인 서상기 의원은 “여론수렴을 위한 공청회라면 두 번하는 것도 찬성한다”면서도 “여야 협의체를 구성하고 거기서 어떤 형태로 할 것인지 의논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전날 상임위에서 여아가 합의한 이후 ‘속도조절을 요청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으로 한나라당이 입장을 번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학 등록금 인하문제에 대해 ‘차분하게 대안을 마련하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문에 대해 “대학 등록금 문제가 가장 시급한 민생 현안이라는 것이 대통령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걱정이 된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임기 4년차인 대통령의 말씀은 마치 임기가 4년쯤 남은 것처럼 들린다”며 “시급한 반값등록금 문제에 대해 추진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오산)도 이날 상임위에서 “어제 대통령이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해서 ‘(반값 등록금이) 물건너가는구나’ 우려했다”며 “여당에서 시간만 끌고 흐지부지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은 반값 등록금을 할 의지가 있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자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은 “민주당도 소득 5분위까지 맞춤형 장학제도를 하겠다면서 반값 등록금이라고 부른거 아니냐”며 “촛불시위 현장에 갔다와서 3조짜리를 6조짜리로 만들어 놨다”고 반격했다.

 

이같이 여야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변재일 위원장은 전날 여아간 합의가 있었는지 속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정회를 선포했다.

 

결국 변 위원장은 회의 속개 후 “여야간 합의가 안됐기 때문에 전반적인 반값 등록금에 대한 공청회는 하지 않겠다”고 정리했다.

 

여야는 다만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등 등록금 관련 신규 법안 처리를 위해 20일 법안 공청회를 열기로 합의한 뒤 속개했다.  강해인김재민기자 hikang@ekgib.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