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연세대 등 적립금 상위 10개 대학이 지난해 건축 예산의 33%를 집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받은 ‘적립금 상위 10개 대학의 2010년 교비회계 결산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대학의 지난해 건축관련 예산은 2천733억원이었지만 결산액은 1천851억원에 불과했다.
이들 대학은 건축물의 신축과 관리 등에 쓰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집행하지 않은 돈이 건축 예산의 32.2%인 882억원에 달했다. 이들 대학이 전체 예산인 3조3천901억원의 94%인 3조1천869억원을 집행한 점을 고려하면 건축 예산 미집행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다.
대학별 건축 예산이 미집행의 경우는 연세대가 18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고려대 179억원, 동덕여대 112억원, 이화여대 93억원, 홍익대 90억원, 청주대 82억원, 인하대 71억원, 숙명여대 38억원, 계명대 36억원, 수원대 1억원 순이었다.
10개 대학들은 지난해에도 적립금 3천270억원이 늘어났다. 이중 81.7%인 2천672억원이 건축에 쓸 적립금으로 배정됐으나 ‘장학’ 명목으로 정해진 적립금 액수는 420억원(12.8%)에 그쳤다.
또 이들 대학들의 건축관련 누적적립금은 전체의 55%에 달하는 1조8천3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장학금 누적적립금의 6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관련 누적적립금이 가장 많은 곳은 누적적립금 랭킹 2위인 홍익대(5천538억원)로 전체 적립금의 대부분인 5천446억원을 건축관련 적립으로 쌓아놨지만 장학금 적립금은 고작 7억원에 불과했다. 이어 누적적립금 랭킹 1위인 이화여대(6천569억원)가 2천391억원을 쌓아놔 그 뒤를 이었고 청주대와 연세대가 각각 2천128억원과 2천94억원의 건축관련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다. 권 의원은 “대학들이 쓰겠다고 한 건축비의 3분의 1을 사용하지 않은 데서 많은 대학들이 건축비를 과도하게 적립하려는 관행을 엿볼 수 있다”며 “대학들도 자구적인 노력을 통해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완화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해인기자 hik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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