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송하면서/살고 싶네,/죽은 친구는 조용히 찾아와/봄날의 물속에서 /귓속말로 속살거리지/죽고 사는 것은 물소리 같다/그럴까, 봄날도 벌써 어둡고/그 친구들 허전한 웃음 끝을/몰래 배우네.
(마종기의 시 ‘연가’ 중에서)
젊은 날의 환영 같은 오래된 시 한 편이 여백의 호수위에 부유했다. 분위기 있는 카페가 나른하게 호객하는 하오, 한번쯤 고개 돌리고픈 은밀한 전율이 뒷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숨 막히게 간직한 비밀의 통증은 능안 길 콩밭 집에서 해방되고 있었다. 수제비를 씹다가 망연히 슬펐다. 하얀 수국이 눈부신 순결로 이 봄을 전송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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