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고교생 집단구토, 범인은 동급생

앙심 품고 음료에 제초제 섞어

광명지역 한 고교에서 보온 컵에 든 음료수를 나눠 마신 학생들이 집단으로 구토와 마비증세를 일으킨 사건(본보 26일자 6면)은 자신을 괴롭힌 친구에게 앙심을 품은 같은 반 학생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29일 광명경찰서에 따르면 학생들이 마신 음료와 보온 컵을 수거, 국과수에 의뢰한 결과 문제의 음료에는 제초제 성분인 ‘디캄바’(dicamba)를 섞은 것으로 밝혀졌다. 디캄바는 주로 잡초나 아카시아, 쑥 등 잡목 제거를 위해 묘지 등에 쓰이는 호르몬형 제초제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평소 자신을 괴롭힌 데 앙심을 품고 같은 반 친구(18)에게 제초제를 섞은 음료를 건네 상처를 입힌 혐의(상해)로 A군을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지난 24일 낮 12시50분께 학교 5층 복도에 설치된 친구 B군과 함께 쓰는 사물함 안에 제초제 성분인 디캄바를 섞은 매실향 음료를 스테인리스 보온병에 담아 몰래 가져다 놓았다.

 

이어 A군은 자신의 물건이 아니라며 이를 꺼내 B군에게 건네 B군 등 같은 반 친구 7명이 나눠 먹게 해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B군은 이 음료를 한 모금 마셔 갑자기 구토와 손 마비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위 세척을 받았고, 다른 학생들은 맛이 이상하자 곧바로 뱉었다.

 

한편, A군은 디캄바를 사고 전날(19일) 오후 8시께 광명7동의 한 농약판매점에서 구입했고 매실향 음료에 섞어 집에 있던 보온병에 담은 뒤 다음날 학교 사물함에 가져다 놓은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광명=김병화기자 bh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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