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엽 “고문 역할만” 이채필 “돈 바로 돌려줘”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는 26일 각각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내정자와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어 도덕성과 자질, 업무능력 등을 검증했다.
■ 국토위= 권 내정자가 지난해 8월 국토부 1차관에서 물러난 뒤 같은 해 12월부터 올 4월까지 매월 2천500만원씩 5개월 동안 1억2천500여만원을 받고 ‘김앤장’의 고문으로 활동한 점을 문제삼고, 정부 법률용역 수주에 영향력을 행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이찬열 의원(수원 장안)은 “대형로펌에서 큰 돈 받고 계셨던 분은 이제 장관으로 안오셨으면 좋겠다”며 “인사청문회에서 계속 문제가 돼 결국 두 분이 자진사퇴한 바 있는 데 가면 안된다고 스스로 판단했었야 했다”고 추궁했다.
같은당 백재현 의원(광명갑)은 “‘김앤장’이 왜 권 후보를 원했고 권 후보가 구체적으로 한 일에 대해 오해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권 내정자는 “당시 퇴직한 이후 가정형편과 가장으로서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고문역할을 한 것”이라면서도 “처신이 사려깊지 못했다”고 말했다.
권 내정자는 2005년 성남 분당 고급빌라 매입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작성, 800만원의 취·등록세 등을 탈세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한나라당 백성운 의원(고양 일산동)은 “도덕적면이나 자질면에서 적임자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실거래가 신고를 권장하고 제도화하는 국토부 공직자가 그래도 되느냐”고 추궁했다.
같은당 이학재 의원(인천 서·강화갑)도 “유감을 표명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하자, 권 내정자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 환노위= 이 내정자가 노동부 총무과장으로 재직 시 부인이 부하직원 김모씨로부터 1천만원이 든 서류봉투를 받고 돌려준 점을 지적하며 ‘인사 청탁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한나라당 손범규 의원(고양 덕양갑)은 “돈 받았고 돌려준 것은 맞는데 돌려준 시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아예 그런 돈이 들어오지 못하게 사전 차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을)도 “이 후보자는 김씨로부터 돈을 받은 바로 다음 날 돈을 돌려줬다고 해명했지만, 김씨는 석 달 후에 돌려받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돈을 돌려받은 장소도 각각 총무과장실과 민원실로 다르다”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이 내정자는 “원천적으로 성립되지 않는 소설이다”면서 “바로 다음날 김씨에게 ‘이게 뭡니까’하면서 돌려줬다”면서 강하게 부인했다.
한나라당 신영수 의원(성남 수정)은 “별정직 직원이 일반직으로 갈 수 없기 때문에 별정직 직원이 인사청탁을 위해 돈을 건넸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며 이 내정자를 옹호했다.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부천 소사)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한국노총 간부들이 5개월째 임금을 못 받고 있는 점’을 거듭 지적하면서 이 내정자의 경직된 노동관을 문제 삼았다.
차 의원은 이 내정자가 ‘노조법 연착륙을 위해 노사가 힘을 합해 공익사업을 하기로 했으나 새 노조 집행부가 노조법 개정을 요구했기 때문에 지급을 안하는 것’이라고 말하자 “새 지도부는 1월25일 출범했는데 임금은 지난해 말에 미리 끊었다”며 “노조법 정착위해 노력 안했다고 안주는 것은 정말 치사한 얘기”라고 거듭 성토했다. 강해인·김재민기자 jm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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