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이 맺어준 인연’ 따라 광주 찾은 김문수 지사

5·18민주화운동기념일 세월 달리한 수감 선배 故 박관현 열사 묘 참배

김문수 경기지사가 23년 만에 광주교도소를 찾았다.

 

김 지사는 18일 오전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1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영령의 넋을 기리고 인근에 위치한 광주교도소를 찾아 수감 당시 교도관을 만나 얼싸 안기도 하고, 자신이 속했던 교도소 원예반을 찾아 수감자들을 격려했다.

 

김 지사는 이날 기념식 뒤 희생자들의 묘를 돌아보며 유가족들을 위로한 가운데 특히 5·18당시 전남대 총학생회장이던 박관현 열사의 묘를 찾아 참배하고, 박 열사의 누나인 박행순 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김 지사와 박 열사는 세월을 달리해 광주교도소의 같은 독방에 수감됐던 인연이 있다. 박 열사는 지난 82년 수감 중 단식투쟁으로 고인이 됐고, 김 지사는 그로부터 6년 뒤인 88년 10개월 간 같은 방에서 옥살이를 했다.

 

박 열사의 누나 행순씨는 “지사님만 보면 동생 생각에 마음이 울컥인다”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동생 관현이 묘를 찾아줘서 감사하다”며 김 지사와 비석을 어루만졌다.

 

김 지사는 “어떻게 박 열사를 잊을 수 있겠냐. 수감 당시 교도관들로부터 박 열사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지금 살아있다면 정말 훌륭한 분이 됐을 거다. ‘내가 아직 죽을 때가 아닌데...’라는 박 열사의 마지막 유언이 가장 가슴 저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광주교도소를 방문, 자동차정비반에서 김 지사는 “저도 정비시험 중 실기에서 떨어져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며 “자신을 잘 다스리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김 지사 수감 당시의 김관순 교도관은 “지사님은 교도소에 있는 책은 거의 다 봤을 정도로 학구열이 불탔었다”고 말했다.  김동식기자 ds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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