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경기지사 진검승부?
지역정가가 급변하고 있다. 4·27재보선으로 불어닥친 바람은 경기도 출신 여당 대표를 물러나게 하는 등 한나라당 경기지역을 쑥밭으로 만들어 놓은 반면 민주당은 당 대표에 이어 원내대표까지 경기 의원이 차지,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인천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아 경기·인천 의원이 원내사령탑으로 시소 게임이 벌어지게 됐고, 친이(친 이명박)계는 일부 분열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친박(친 박근혜)계는 지역의 희망포럼을 잇따라 조직하며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 대조적이다. 특히 한나라당 7·4전당대회에 김문수 지사의 당 대표 경선 출마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등 숨돌릴 틈 없이 급변하는 지역정가로 인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편집자 주
‘민주당 손학규 대표처럼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지사도 승부수를 던질까’
손 대표가 한나라당의 아성인 4·27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승부수를 던진 것처럼 김 지사가 언제 승부수를 던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 이미지가 비슷한 손 대표와 김 지사의 지지율은 마치 시소게임을 하듯 한쪽이 올라가면 한쪽이 내려가는 모습으로 손 대표가 최근 주가가 상승하면서 김 지사의 지지율은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다.
17일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따르면 5월 둘째주 조사에서 손 대표는 2.3%p가 하락했지만 11.8%로 여전히 10%가 넘은 반면 김 지사는 3.7%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손 대표-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민주당 한명숙 전 총리-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에 이어 6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한나라당 친이(친 이명박)계 내에서 김 지사의 상품성은 여전하다. 7·4전당대회에도 김 지사 만한 대표후보가 없다는 말이 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문제는 현직 지사이기 때문에 무작정 지사직을 버리고 대표 도전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재보선에서 연전연패하고 있는 한나라당 입장에서 경기지사 보선이 실시될 경우 승리를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문수, 당대표 당선 도지사 사퇴 땐
손학규 대표와 총선지원 경쟁 불가피
총선결과 따라 대권도전 시소게임 펼칠 듯
이에 따라 당헌·당규를 개정, 대권주자들에게도 당권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문제는 달라진다.
김 지사도 당헌·당규가 개정돼 당권-대권 분리규정이 완화되고, 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 등 두가지 조건이 충족될 경우, 대표경선 도전에 무게중심을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 경선에 나서 당선되면 집권여당 대표로서 도지사를 사퇴해도 도민들에게 이해를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고위원은 1년여 밖에 지나지 않은 도지사직을 사퇴하기에는 명분이 약하기 때문에 아예 고려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상태다.
김 지사가 대표에 당선되면 경기지사 출신 여야대표로, 손 대표와의 지지율 경쟁은 본격화 될 것이고, 하이라이트는 내년 총선에서 김 지사와 손 대표의 선거지원 경쟁이다.
총선에서 이기는 쪽은 대권 도전에도 유리하지만 패한 쪽은 당내 경선에서 힘든 싸움이 예상된다.
만약, 대표 경선에서 탈락하거나 당헌·당규가 개정되지 않아 대표 경선에 아예 출마하지 않을 경우, 내년 4월 총선 실시 한달 전인 3월11일 또한번 김 지사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
3월11일 이전에 김 지사가 사퇴를 하게 되면 4월11일 19대 총선과 함께 도지사 보궐선거가 실시되지만 12일 이후 사퇴하게 되면 도지사 보선은 내년 12월 대선과 함께 실시되기 때문이다.
총선은 현재 분위기상 한나라당에 유리하지 않지만 대선은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김 지사가 3월12일 이후 도지사직을 사퇴해 총선지원에 나서면 손 대표와의 지원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되고, 총선결과에 따라 대권도전의 시소게임이 펼쳐지게 된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17일 “김 지사가 이번 전당대회에 대표경선에 나설 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사퇴하느냐의 문제도 아직 거론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김재민기자 jm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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