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ㆍ김진표 여야 원내대표…경인 정치중심 부상

수도권 중심 지형변화 예고

경기·인천지역이 한국정치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4선, 인천 연수)에 이어 민주당에서 김진표 원내대표(재선·수원 영통)가 선출되면서 여야 원내사령탑 모두 경인지역이 차지했다. 또 민주당의 손학규 대표도 경기지역이라는 점에서 특정 지역중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던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지형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선 정가에서는 수도권 의원들의 원내대표 체계 구축으로 내년 총선에서 경기(51석)·인천(12석)·서울(48석) 등 수도권 111석을 겨냥한 개편으로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민주당 내에선 이번 원내대표 선출이 당의 전면적인 개편의 시초가 될 수 있으며 호남권 인사의 교체 등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중심의 정책이 경기지역을 비롯한 수도권을 배려하는 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도 중도성향 황 원내대표가 친이와 친박을 벗어난 독자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정치권의 지형을 영남에서 수도권으로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기지역 정가는 특정 지역에 소속됐던 수도권 의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독자적인 세력화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내 대결의 경우도 이전보다는 순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황-김’ 원내대표 모두 중도 온건파로 국회가 타협하고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는 구축됐기 때문이다.

 

참여정부 시절 김 원내대표가 교육부총리로 재직할 때 당시 야당이었던 황 원내대표는 국회 교육위원장으로 호흡을 맞췄고, 18대 국회 전반기에도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했다.

 

특히 개신교 장로이기도 한 이들은 국회 기독의원 모임의 멤버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는 종교적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국회 폭력을 막자는 취지로 황 원내대표가 한나라당의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에, 김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민주적 국회운영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점도 비슷하다.

 

하지만 정국 흐름상 이명박 대통령의 5·6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와 6월 국회에서 처리하도록 돼 있는 한-미FTA 등에서 자당의 색깔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 간 협의체제는 어느 정도 개선되겠지만 여야라는 입장에서 절대적으로 양보할 수 없는 사안들이라는 점에서 친서민, 현장중심, 화합 등의 비슷한 모습 뒤에 숨겨 놓은 치열한 경쟁관계의 발톱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경기지역의 한 의원은 “한국정치의 오랜 축이었던 지역중심의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과 우려가 의원들에게도 그대로 반영된 측면이 있어 앞으로의 변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강해인기자 hik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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