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대권도전 딜레마…도지사직이 장애물?

손학규 지지도 급상승에 지사직 사퇴땐 ‘한나라 당선’ 담보 못해

한나라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김문수 경기지사가 보궐선거 이후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지지도가 급상승 하는 등 경쟁구도가 조기 과열되면서 딜레마에 빠졌다. 대권 고지를 위해 갈길이 먼 상태지만 경기지사직을 갖고 있어 오히려 선택의 폭이 좁기 때문이다.

 

5일 지역정가 등에 따르면 특강 정치를 통해 광폭 행보를 이어가는 김 지사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잠룡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친이계 내부에서도 박근혜 전 대표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대항마로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으며 신선한 이미지, 도정 경험, 지난 6·2지방선거의 승리 등으로 당내 입지는 역대 경기지사 중 가장 공고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에 K, S, N 의원 등 10명이 넘는 의원들이 김 지사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도 대권 도전을 위한 사전 준비에 들어간 상태로 전문가 그룹들과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국가 지도자로서의 리더십 다듬기를 시도하고 있으며 인지도 및 지지도 제고를 위한 방법론 찾기 등을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보궐선거 이후 지지도가 떨어지는데다 현직 경기지사라는 장애물로 인해 본격적인 방향 설정하지 못하고 있다.

 

내년 총선에 앞서 당내 경선에 본격 뛰어들기 위해 경기지사직을 사퇴할 경우, 경기지사 재보선이 실시되지만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보선에서 경기도 전체를 민주당에게 내줄 경우 당내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 4·27 재보선을 통해 성남 분당을에서 손학규 대표가 원내에 입성하면서 이같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반면 경기지사직을 유치한채 당내 경선에 뛰어들기도 곤란한 상황이다. 당내 경선과정에서 ‘진정성’ 논란이 불거질 게 뻔한데다 전국 당원들에 대한 설득이나 대의명분을 마련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 결과, 이래저래 김 지사의 정치적 환경은 양날의 검과 같은 상황이다.

 

측근 A씨는 “도의회, 지자체장 대다수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태에서 경기지사까지 민주당에 내어주면 정치적 도전을 위해 당의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론에 시달릴 것”이라며 ”더욱이 총선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결정이 쉽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김동식기자 ds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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