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아 “사랑 때문에 부모도 버리고 살았다”

서태지와 소 취하 뒤 홈페이지에 심경 남겨

“사랑이라 믿었기에 부모도 내 자신도 버리고 살았다.”

 

가수 서태지(39, 본명 정현철)와의 결혼 생활이 알려진 배우 이지아(33, 본명 김상은)가 ‘서태지의 여자’로 숨어 살았던 14년의 시간을 고백했다.

 

이지아는 1일 밤,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지아입니다’라는 장문의 글에서 “지금까지 솔직하게 제 자신을 보여드리지 못했던 것에 대해 먼저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지아는 “어린 시절이었지만 믿음과 희망으로 사랑을 했고, 그 나이에 가져야 할 소중한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했지만 단 한 번도 그 사랑에 대해 가슴이 아닌 머리로 계산 한 적 없었습니다”라며 “하지만 세상에 대해 알기도 전에, 숨겨져야 했던 제 존재가 저의 인생에 끼친 영향과 상처는 말로 전달되고 글로 표현 될 수 있을 정도의 크기가 아니었습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여러 개의 이름으로 살아가며 정체성의 혼란에 시달리며 늘 마음을 졸여야 했고, 사람들에게, 친구들에게 가족들에게 솔직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가설 수 없었기 때문에 차갑고 진실되지 못한 사람이라는 오해도 받으며 원만한 대인관계를 이룰 수 없어 많이 힘들었습니다“라고 개명을 계속했던 이유와 그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생활을 해야 했던 이유는 아무에게도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던 그 사람의 뜻을 존중하고 따랐던 것이었습니다”라며 “그것이 사랑이라 믿었던 저는 부모님도 제 자신도 버리고 살았던 것입니다. 제가 선택한 그 길이 제 자신을 상처 내고, 고통 받게 하고 무의미한 존재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지아는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 오랜 바람 이었지만 이미 너무 긴 시간 동안 숨겨지며 살아온 탓에 내 자신이 드러나고 밝혀지는 것이 한편으로는 무섭고 두려웠습니다”라며 “늦게나마 저의 삶을 찾아 배우가 되었지만 온전한 ‘나’로 살아올 수 없었던 시간 만큼 분명한 과거에 대해 수많은 오해와 억측에 부딪치며 남몰래 수없이 울고 또 울었습니다”라고 그간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지아는 서태지를 상대로 제기한 55억 소송 및 이를 소취하한 이유도 설명했다. 이지아는 “소를 취하하며 그 어떤 합의도 없었습니다”라며 “처음 소송을 진행하며 처음엔 이렇게 까지 서로가 대립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 사람을 깎아 내리고 싶은 마음은 정말 조금도 없었고 그래도 좋은 모습으로 원만하게 풀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 오랜 인연 맺었던 사람과, 함께 했던 과거를 놓고 서로 다른 의견으로 마주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디자인이나 스타일링 같은 비주얼적인 작업 등 많은 부분을 함께 만들어 왔고, 그것은 2000년 활동을 위해 한국으로 떠난 이후에도 계속 되었습니다”라고 말해 2000년, 서태지가 한국으로 떠난 후에도 만남이 지속됐음을 시사했다.

 

또 2006년 이혼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논의 조차 해보지 못하고 모든 것을 마무리 했던 이유는 어서 빨리 모든 상처를 잊을 수 있기만을 바랐기 때문이었고 그때는 그것이 서로에게 좋은 모습으로 남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지아는 이번 소취하와 관련, “소송 사실이 세상에 공개되며 더 이상 둘만의 논쟁이 아니게 되었습니다”라며 “어쩔 수 없이 서로를 헐뜯고 공격하게 될 앞으로의 과정이 가치 있는 일이 아니라는 판단을 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하루라도 빨리 제 자리로 돌아가서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들과 지인분들의 소중한 마음에 보답하고 싶지만 자꾸 약해지고 주저앉는 제자신 때문에 부모님께 그리고 저로 인해 고통 받으면서도 저를 걱정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모든분들께 죄송한 마음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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