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범용 CCTV·순찰 없어 도둑 활개… 20여가구 남은 주민들 불안
21일 오후 4시께 인천시 중구 운북동 고염나무골. 이곳은 영종·용유지역 가운데 미개발지.
낮은 지붕의 단독주택들만 드문드문 서있고 거리는 적막감만 감돌았다.
20여가구 가운데 일부는 컨테이너 박스에 지붕만 얹어 놓은 듯 엉성하게 지어져 있고 버려진 폐 건축자재들만 널려 있었다.
해가 진 뒤로 듬성듬성 몇가구에만 불이 켜졌을 뿐, 대부분은 불이 꺼진 채 남아 있었고 불이 켜진 가로등도 몇개 되지 않아 마을은 전체적으로 어두컴컴했다.
이곳에서 4년째 살고 있다는 K씨(47·여)의 얼굴에는 불안감이 가득했다.
최근 들어 벌써 2차례나 도둑이 들어 현금과 귀중품 등을 도난당했기 때문이다.
K씨는 “깜깜한 밤도 아니고 집에 사람이 있을 때 도둑이 들어 왔지만 소리를 질러봤자 주변이 텅 비어 있으니 도와 주러 올 이웃도 없었다”며 “가족들이 다치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대로는 불안해 살 수가 없을 것 같다”고 호소했다.
K씨처럼 도난당한 주민들도 상당수. 2~3개월 사이에 여러 집들이 털린 것이다.
관할 행정당국인 중구나 인천지방경찰청 등에 방범용 CCTV를 설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가구수가 많지 않고 유동인구도 적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운북동이 포함된 영종·용유지역을 담당하는 경찰서도 인천공항 신도시 내 인천공항지구대와 운북동 용유파출소 등 2곳뿐이어서 순찰도 기대하기 어렵다.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에 사설 보안서비스라도 신청하려고 했지만 인천공항신도시에서도 차로 10여분 떨어진 거리에 위치, 돈만 쓰고 소용이 없을 것 같아 포기했다.
이처럼 운북·중산동 등 영종·용유지역 미개발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불안에 시달리고 있지만 인접 가구수가 적다는 이유로 치안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구 관계자는 “현장을 점검한 뒤 경찰에 방범용 CCTV 설치를 건의했지만 여러가지 기준에 미달돼 불가판정을 받았다”며 “주민들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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