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부터 장애물… ‘장애인 인권’ 실종
제 31회 장애인의 날을 맞은 가운데, 인천지역 지하철역사 내 장애인용 화장실들이 대부분 지체장애인용 수평 손잡이나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어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19일 오후 1시10분께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인천지하철 1호선 부평구청역. 역사 내 여성 장애인용 화장실을 이용하려던 김모씨(29·여)는 화장실에 지체장애인용 수평 손잡이가 없는 것을 보자 지지할 곳을 찾지 못해 고개를 흔들고 화장실 이용을 포기해야만 했다.
바로 앞 화장실 입구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 역시 입구가 아닌 엉뚱한 곳에서 끊겨 있었다.
오후 1시50분께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인천지하철 1호선 동수역에선 서울·부평역 방면에서 내린 시각장애인 정모씨(52)가 흰 지팡이를 짚고 올라가다 승강장 시작 지점에 설치된 배수구 구멍에 지팡이가 빠지면서 자칫 넘어지려다 주위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승강기 조작버튼 높아 휠체어 사용자엔 무용
화장실 점자블록 안내도 엉뚱한 곳에서 끊겨
대부분 역사 추락방지용 펜스·점자지도 없어
배수구로 인해 시각장애인을 안내하는 점자블록은 계단 시작지점에서 50cm 이상 떨어져 있었다.
오후 2시20분께 동수역 장애인용 화장실을 이용하려던 성모씨(47)는 화장실 변기 등 내부시설 너비가 1m 밖에 되지 않은 탓에 휠체어로 수차례 왔다갔다를 반복한 후에야 이용할 수 있었다.
오후 3시께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인천지하철 1호선 부평시장역을 이용하기 위해 지상 승강기를 올라탄 안모씨(41·여)는 휠체어사용자용 조작버튼이 없어 5분여를 다른 노약자가 탈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게다가 남성 장애인용 화장실은 아예 사용중 표시기가 오작동해 문이 닫히지 않아 이용 자체가 불가능했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는 “대중교통시설은 자가용 이용이 어려운 장애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설인데, 이같은 부분이 확실하게 갖춰져야만 장애인들이 밖으로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다”며 “대부분 역들이 스크린도어나 추락방지용 펜스, 점자지도 등을 갖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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