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D-7> 분당을 ‘내조 대결’ 후끈

분당을 보궐선거가 박빙으로 이어지면서 후보자들의 피말리는 선거운동은 하루가 짧기만 하다. 이같은 일정 속에 후보자와 평생을 함께해 온 배우자는 남편을 어떻게 느낄까. 선거운동 내조로 바쁜 배우자들을 통해 후보자의 일상을 들여다 본다.

 

남편의 눈과 귀 역할 지역문제 꼼꼼히 챙겨

 

姜후보 부인 민병란씨

 

분당을에 출마한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 부인 민병란씨(62)는 요즘 분당에서 가장 바쁜 ‘내조의 여왕’이다

 

민씨는 매일 남편 건강을 위해 홍삼과 비타민을 챙긴 뒤 남편과는 별도로 복지시설과 문화센터 등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민씨는 15년째 분당에서 거주한 점을 강조하면서 주민들의 실질적인 민원을 청취해 이를 남편에게 전달하고 있다.

 

민씨는 강 후보의 평소 생활에 대해 “집에서 내가 해주는 콩나물 비빔밥을 가장 좋아하고, 주말엔 TV 앞에 앉아 가족과 담소를 나눈다”며 평범한 일상을 말했다.

 

올해로 분당에 15년째 살고 있는 지역 주민으로 애착이 크다는 민 씨는 “남편이 후보로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꺼냈을 때, 평소 남편에 대한 믿음과 분당의 지역 주민으로서 누구보다 더 잘 해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그 뜻을 존중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지금은 남편의 또 다른 ‘귀’가 되어 분당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동네 아는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분당에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분당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요. 그런 것들을 남편에게 전해주는 것이 일이 됐죠”이것이 바로 정치인 아내의 내조라고 강조한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곳을 다니면서 새롭게 와 닿고 다시 보이는 것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분당의 대중교통문제”라는 민씨는 “젊은 사람들이 아침 일찍부터 버스를 놓칠까봐 뛰어다니고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을 보니 참 안타깝더라. 다들 내 아들, 딸 같은데 고생이구나 싶었죠. 버스 배차간격도 좀 줄어들고 노선도 많아지면 많은 분들이 더 편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안타까워 했다.

 

차별화된 선거운동을 벌이면서 분당 지역을 누비고 있는 민씨는 주로 눈에 띄지 않게 활동하는 ‘그림자 내조’에 전념하고 있다.  성남=문민석기자 sugmm@ekgib.com

 

경로당·보육원서 봉사 묵묵히 ‘그림자 뒷바라지’

 

孫후보 부인 이윤영씨

 

손학규 민주당 후보를 내조하는 이윤영씨(65)는 소리 없이 내조하는 아내로 통한다. 손 후보와 많은 것을 공유하면서도 앞에 나서지 않고, 그림자처럼 그의 옆을 지키기 때문이다. 유력 정치인의 아내로 살아오면서 대외적인 직책 하나 맡지 않을 정도로 시끄러운 내조보다는 조용한 내조를 몸소 실천해 오고 있다.

 

“유권자를 만나는 것도 중요 하지만 남편이 건강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게 지금 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인것 같습니다” 강행군으로 혹시라도 건강을 해칠까 우려하는 이 여사의 하루는 새벽 4시부터 시작된다. 남편을 깨워 새벽예배 준비를 한다. 이어 손 후보가 좋아하는 된장을 이용한 음식 준비에 나선다.

 

“요즘은 된장을 이용한 봄나물 무침을 주로 준비하고 있어요. 남편이 된장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이어 오늘 입을 옷과 넥타이를 준비해 남편의 출근길을 배웅한다.

 

그는 “부부 싸움을 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양복과 넥타이 색깔을 고르는 문제”라고 웃는다. 자신이 권하는 조금 튀는 색상의 넥타이를 손 후보가 거부하면 “빨강이든 노랑이든 다양한 색깔도 다 포용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포용의 정치를 할 수 있냐”며 잔소리를 했다고 한다. 손 후보는 결국 ‘집안의 평화’를 위해 부인이 아침마다 챙겨주는 넥타이를 매기 시작했다.

 

이 씨는 경로당, 보육원 등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 일손 돕기를 하며 선거유세에 나선다.

 

유권자들을 만나고 오후 10시에 집에 들어오는 이 여사는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집안 청소까지 하고 나면 자정께 들어온 남편의 피로를 풀어주는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고 하루 일과를 마친다.

 

이 씨는 “남편이 언론을 통해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뉴스를 전하는 그런 상상을 가끔 한다”며 “분당주민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줄 리더”라고 남편을 치켜세웠다. 

 

성남=문민석기자 sugm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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