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高高’에 농민들 ‘苦苦’

영농철 앞두고 면세유 30% 올라… “농사포기 고려도”

기름값 고공행진으로 면세유 가격도 뛰면서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둔 농가들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에 비해 면세유 가격이 30% 가량 오르면서 농작업 기계를 사용하기 위한 비용이 상승해 울상을 짓고 있는 것이다.

 

18일 도내 농가 등에 따르면 면세유(경유 기준)는 지난해 12월1일 ℓ당 890원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이달 1일에는 1천127원을 기록, 4개월만에 26.6%나 오른 상태다.

 

이에 따라 밭갈기, 거름주기, 비료주기 등에 필요한 트랙터 작업이나 경운기 운행 등 농작업에 필요한 기름값도 상승하면서 봄철 농민들의 영농비용을 상승시키고 있다.

 

화성에서 수십년째 논농사를 짓고 있는 서모씨(49)는 올해 농사 시작부터 타산을 맞추기 어려워져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해 태풍 피해로 수확량이 줄어 가뜩이나 소득이 감소했는데 기름값마저 올라 농기계를 운행하기가 겁이 날 정도이기 때문이다.

 

또 용인에서 농기계를 활용해 농작업을 대행해 주는 박모씨 역시 3.3㎡당 150~160원 수준에서 작업을 해왔지만 면세유 가격이 오르면서 작업비용을 200원까지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화훼농가들도 겨울철 난방에 너무 많은 비용을 들이면서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려워지면서 ‘농사포기’를 고려하는 농민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처럼 면세유 가격 상승으로 겨울철 화훼농가가 어려움을 겪은데 이어 논농사와 밭농사를 일구는 농민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화성의 농민 서모씨는 “그나마 농업용 기계를 갖추고 있는 사람들은 어려움이 덜하지만 빌려써야 하는 사람들은 더욱 고민스러울 것”이라며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농사지어 먹고 살 수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협경제연구소는 연 평균 국제유가가 배럴당 115달러 수준으로 급등하면 경영비가 19.4% 늘고 농가소득은 최고 17.6%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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