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향토문화보존회 ‘창릉천 징검다리’ 학술조사 시급

“조선시대 왕릉행차 이용 추정… 보존가치 높아”

고양시에서 조선시대 왕의 행차 때 이용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돌다리가 하천에 그대로 방치돼 있어 학계의 학술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8일 고양시향토문화보존회에 따르면 최근 덕양구 도내동 창릉천의 창릉교 하류 400여m 지점에 수십 개의 커다란 돌로 이뤄진 징검다리가 문화재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안재성 고양시향토문화보존회장은 “언제 놓아졌는지 알 수 없지만 고양시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돌다리로 문화재적 보존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창릉천 돌다리는 30m의 강폭에 직사각형의 화강암 26개가 엇갈려 놓여져 있다.

 

특히 돌들을 상하로 배열해 강 바닥의 변형을 예방, 물을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폭우나 홍수에도 잘 견디도록 설계돼 있다.

 

또 돌다리 양쪽에는 소나무 기둥이 각각 20~30개씩 박혀 있어 화물 운송이나 대규모 인원이 강을 건널 수 있도록 임시다리를 설치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이곳 돌다리 인근에는 서오릉(2㎞)과 서삼릉(4㎞)이 위치해 있고 1㎞ 가량에는 고양행궁 터로 추정되는 궁말(궁촌)이 있다.

 

특히 고양행궁은 왕이 능행을 나와서 선왕의 능묘를 살펴보고 도착했음을 고하는 알릉례(謁陵禮)와 떠날 때 사릉제(謝陵禮)를 올린 뒤 잠시 쉬어가거나 유숙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안 회장은 “창릉천 돌다리는 조선시대 왕들의 왕릉 행차 때 이용됐을 것”이라며 “문화재적 보존가치가 높아 학술조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왕조실록 등 각종 문헌에 따르면 영조36년(1760년)부터 1910년까지 조선 후기 왕들이 무려 40~50회 걸쳐 고양행궁을 이용한 기록이 있다.   고양=박대준기자 djpar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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