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라디오 구창모입니다' DJ로 마이크 잡다
20년 만에 국민오빠가 돌아왔다.
데뷔와 함께 화려한 가수 인생을 살았던 구창모는 돌연 가수의 길을 접고 사업가의 길에 들어섰다. 키르기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 구소련 연방이었던 나라에서 건설업을 한 구창모는 사업가로 제법 이름을 날리던 어느 날 다시 연예계로 돌아왔다.
SBS 러브 FM ‘브라보 라디오 구창모입니다’로 돌아온 구창모. 그를 만났다.
가수를 그만두고 하루도 무대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는 구창모는 “무지하게 (노래를)하고 싶었다”는 말로 그간의 갈증을 에둘러 말했다. “처음 6개월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노래방에 매일 출근할 정도였어요. 처음에는 2년 정도 쉬면 다시 무대로 돌아가지 않을까 했는데 벌써 20년이 됐네요”라고 지난 세월을 돌아봤다.
그렇게 갈증 하던 무대가 아닌 DJ석으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평소 DJ에 대한 막연한 갈망이 있었다는 그는 “사업을 계속 하고 있던 터라 매일 고정된 시간에 묶여있어야 하는 라디오를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그러나 사업 쪽에 스트레스도 있었고, 이쪽으로 돌아오고 싶던 차에 DJ 제의가 있었고, 주위에서도 열이면 열 다하라는 말에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특히 구창모에게 가장 큰 힘을 준 이는 송골매로 함께 활동했던 30년 지기 친구 배철수다.
“첫방하기 전에 만났는데, 20년 이상 라디오를 해온 사람이자 친구로서 조언을 해줬다. 가장 새겨들어야 할 것은 ‘분명히 실수를 할 것이다. 근데 넘어가지 말고, 고치고 사과를 하고 넘어가라는 것’이었다. 현재 대본을 위주로 하고 있는데 그보다 먼저 진솔한 마음으로 대화를 하라고도 했다. 시간은 오래 걸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게 소통의 기초다. 그런 얘기를 해줄 친구가 있다는 자체가 저에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막상 잡아 본 DJ 마이크의 생소함과 지난 20년 세월의 간극에 적응하는 것은 녹록치 않았다.
“처음에는 제 이미지를 더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근데 라디오는 나 혼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감독, 작가, 청취자 등 전체를 봐야한다는 것을 알았다. 아, 그리고 새로운 방송용어를 잘 몰라 고생 중이다. ‘고릴라’ ‘보라’(보이는 라디오) 등이 뭔지 몰라 헤매고 있다. 지금은 적응하기 위해 내 프로그램도 다른 라디오들도 무조건 많이 듣고 있다. 조만간 ‘브라보 라디오 구창모입니다’를 한 마디로 정의할 만한 것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구창모는 게스트로 초대하고 싶은 사람 일순위로 배철수를 꼽았다. “당분간은 저 혼자 할 예정이다. 구창모만의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누구를 부르는 것이 벅차다. 그 후에는 가능하다면 첫 번째 게스트로 배철수를 초대하고 싶다. 불가능하겠지만.”
그도 그럴 것이 구창모가 라디오를 진행하는 오후 6시부터 8시에는 MBC 라디오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방송된다. 서로 게스트로 출연하거나 방송 모니터를 해줄 수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 후원자임은 분명하다.
현재 DJ에 적응하기 위해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무대에 대한 열망도, 송골매에 대한 애정도 여전하다.
“사람들이 내가 송골매를 나와 솔로를 하면서 배철수와 사이가 안좋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지만 지금은 그 앙금이 모두 풀리고 더 가까운 친구가 됐다. 10년 전부터 송골매 라스트 앨범을 내고 마지막 전국투어 콘서트를 열자는 말을 많이 했다. 더 늙기 전에... 지금은 생방송을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그런 기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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