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값 ‘바닥세’… 속타는 축산농가

구제역 이후 한우 가격이 바닥세를 기록하면서 도내 한우 농가들이 또다시 고통을 겪고 있다.

 

13일 전국한우협회 등에 따르면 구제역 이전 260만~300만원 수준을 유지하던 송아지(생후 6개월)가격은 구제역 이후 200만~240만원 수준으로 50여만원 이상 떨어졌으며 700만~800만원이던 어미 소(700kg) 가격 역시 400만~500만원 대로 크게 하락했다.

 

반면 구제역 발생 이전 1kg당 1만3천원대 초반을 유지했던 쇠고기 가격은 현재 1만2천800원대 수준으로 1만3천원대 구제역 발생 이전과 거의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소 가격의 급락에도 불구, 쇠고기 가격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물량이 많이 늘어났고 구제역 여파 등으로 쇠고기 수요 역시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늘고·구제역 여파 수요 줄어

 

최고 300만원 하던 송아지 가격 50여만원 이상↓

 

이에 따라 도내 축산농가들은 출하시기가 다가온 송아지를 수백여만원에 달하는 손해를 보면서 팔거나, 비싼 사료비용을 그대로 떠안고 소가격이 안정될 때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구제역 발생 이전인 지난해 7월 수천여만원의 빚을 내 송아지 20여마리를 구입한 J씨(56·안성시 원곡면)는 출하시기를 넘긴 송아지를 헐값에 팔아야 할지 사료 값을 부담하고라도 직접 키우며 소 가격 안정을 기다려야 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안성시 일죽면에서 50여마리의 소를 사육 중인 L씨(56)와 화성시 송산면에서 70여마리의 소를 키우고 있는 A씨(49) 역시 수천여만원의 손해를 보더라도 출하시기가 다가온 송아지를 팔아야 할지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축산 농가들은 현재 165만원에 불과한 한우의 최저가격보장가를 인상하는 한편 구제역이나 수입증가 등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축산농가들이 큰 손해를 입지 않도록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 경기도지회 관계자는 “가격변동이 심할 경우 축산농가들이 손해를 떠안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사료 값이 현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던 당시 정해진 한우 최저가격보장가를 현실화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민수 기자 kiry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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