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 15년 분당 토박이→‘힘있는 여당 후보’로 전략 수정
孫, 야권단일화로 탄력… ‘미래지도자 이미지’ 부각시켜
4·27 재보선 후보등록을 앞두고 성남 분당을 선거가 사실상 1대1 구도로 좁혀진 가운데 여야 전·현직 대표간 인물론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와 7·28 재보선에서 ‘반 한나라당’을 고리로 범야권 연대가 진행된 뒤 이번 재보선에서도 진보신당 이진희, 민노당 우위영 예비후보가 11일 차례로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 포기와 민주당 손학규 후보 지지를 선언, 성남 분당을 재보선은 한나라당 강재섭·민주당 손학규 후보간 1대1일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여야 전현직 대표간의 싸움으로, 분당을 재보선이 거물급 인사가 맞붙은 ‘빅매치’로 흐르면서 선거전이 세부적인 지역 경쟁보다는 각 후보 경쟁력을 앞세운 ‘인물론’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선거전 초반 ‘분당 토박이론’을 내세워 손 후보에 대한 우위를 강조했던 강 후보는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인 손 후보의 중량감을 감안, ‘한나라당을 이끄는 강재섭’을 모토로 ‘힘있는 여당 후보론’ 쪽으로 전략을 급수정했다.
강 후보는 야권 ‘잠룡’인 손 후보을 상대하려면 토박이론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 선거 홍보물과 플래카드 콘셉트를 ‘15년째 분당사람’에서 후보등록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이끄는 강재섭’으로 바꿨다.
전략 변화에 따라 슬로건도 ‘대한민국, 분당에 길을 묻다’, ‘대한민국의 자존심, 분당이 지켜갑니다’로 새로 단장했다.
강 후보는 또 홍보물에서도 “맹목적 북한 편들기, 반대를 위한 반대, 이런 민주당이 대한민국에서 분당을 흔들고 있다. 분당에서 대한민국을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번도 당을 바꾸지 않았다”, “선거가 끝나도 끝까지 분당을 지킬 사람”이라며 손 후보를 겨냥했으며, 홍보물 이력에도 ‘분당 축구연합회 자문위원’을 적어 넣었다.
이에 대해 강 후보측은 “나라가 바로 가려면 한나라당이 계속 집권해야 한다는 것, 불안한 세력이 집권하면 ‘세금폭탄’이 떨어진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손 후보는 분당이 ‘한나라당 텃밭’이라는 지역 정서를 감안해 ‘행복한 중산층론’을 전면에 내세우는 동시에 “이번 선거는 의석 하나 얻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미래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으로 인물론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중산층’을 키워드로 잡은 손 후보의 홍보물과 플래카드 슬로건은 ‘행복한 중산층이 많은 세상, 먼저 분당에서 시작합니다’로 정했다.
또 지역 특수성을 감안, 직접적인 현 정부 심판론은 비켜갔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중산층마저 내일에 대한 불안 속에 살고 있다”며 이번 선거를 ‘이대로가 좋다는 세력’ 대 ‘미래를 위해 바꿔야 한다는 세력’의 대결로 규정했다.
특히 손 후보는 중산층 공략 차원에서 홍보물을 통해 경기고, 서울대, 영국옥스퍼드대 박사, 보건복지부 장관 출신의 이력과 함께 첨단 벤처기업 단지인 정자동 킨스타워 유치, 판교테크노밸리 개발, 신분당선 연장사업 착공 등 경기지사 시절 치적을 홍보하고 있으며, 홍보물 표지에도 경기지사 시절 사진을 실었다.
손 후보측은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변하고 함께 잘 살아야 한다는 손학규의 생각에 대한 중산층의 신임선거”라고 말했다. 강해인·김규태기자 kkt@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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