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분당사람이냐, 대한민국 변화냐

분당을 강재섭-손학규 ‘정면승부’… 출신·정치성향 큰 차이 보여

‘15년 분당사람’을 내세운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63)와 ‘대한민국의 변화’를 앞세운 민주당 손학규 대표(64)가 4·27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정면승부를 펼치게 됨에 따라 두 사람의 정치적 인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사람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강 전 대표는 법조인으로 활동하다 정치에 입문한 반면 손 대표는 빈민·인권운동과 대학교수를 거쳐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큰 차이다.

 

대학은 손 대표가 서울대 정치학과, 강 전 대표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손 대표가 1년 선배다.

 

강 대표는 13대 전국구에 이어 대구에서 14~17대 등 내리 5선을 한 뒤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정계를 떠났었고, 손 대표는 14~16대 3선 후 경기지사에 이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야권후보에도 선출되지 못하고 잠시 야당 대표를 하다 춘천에 들어가 칩거생활을 한 적이 있다.

 

강 대표가 경북 의성 출신이고, 손 대표가 경기 시흥 출신에 도지사를 역임한 점을 감안하면 경기도와의 인연은 손 대표가 더욱 깊다.

 

두 사람의 직접적인 인연은 손 대표가 1993년 14대 국회 광명을 보선에서 당시 신한국당 후보로 당선, 여의도에 입성하면서 맺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재선의 강 전 대표는 같은 당 대변인을 맡았었다.

 

두 사람은 이후 같은 당에서 15·16대 의원을 역임했으나 남다른 인연이나 교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강 전 대표가 TK(대구·경북)에 민정당 출신인 반면 손 대표는 수도권 출신의 유명한 진보 성향의 정치학자로 대변되는 등 출신과 정치성향이 크게 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두 사람은 정치행로도 크게 차이를 보여 강 전 대표는 국회 법사위원장과 신한국당 원내총무·한나라당 부총재 등 국회와 당의 요직을 거친 데 비해 손 대표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경기지사 등 중앙 및 지방정부에서 활약하며 행정경험도 쌓았다.

 

한나라당의 2000년 전당대회에서도 손 대표는 총재 경선에, 강 전 대표는 부총재 경선에 각각 출마, 맞대결은 비껴갔다.

 

두 사람의 간접적인 ‘마찰’은 2007년 3월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을 둘러싸고 일어났다.

 

당시 손 대표는 경선룰에 반발하며 강원도 산사에 칩거 중이었고, 당 대표였던 강 전 대표는 3월17일 손 대표의 경선 참여를 설득하기 위해 칩거한 것으로 알려진 낙산사를 방문하려 했으나 손 대표측의 강한 거부로 도중에 차를 서울로 돌려 성사되지 못했다.

 

손 대표는 강 전 대표가 낙산사를 찾으려 했던 이틀 후인 19일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야권으로 발걸음을 옮겼으며, 강 전 대표는 이를 지적하며 ‘철새 정치인’이라고 손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김재민기자 jm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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