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산길

아직 내가 서러운 것은 나의 사랑이 그대의 부재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봄 하늘 아득히 황사가 내려 길도 마을도 어두워지면/ 먼지처럼 두터운 세월을 뚫고 나는 그대가 앉았던 자리로 간다/ 나의 사랑이 그대의 부재를 채우지 못하면 서러움이 나의 사랑을 채우리라

 

이성복의 ‘숨길 수 없는 노래’를 암송하며 봄길을 걸었다. 황사가 지나간 밭에서 나물 캐는 여인, 파릇한 마늘밭도 싱그럽고 주말농장도 분주하다. 이곳으로 이주해 생태습지를 지키고 주민들을 교육시켜온 도토리 교실의 임종길 선생, 그의 노력으로 칠보산은 건강을 잃지 않고 있다. 귀로에 채식 뷔페 집을 들렀다. 봄 향기 물씬한 나물들이 내 안을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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