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재난대책본부 공사기간 단축요구로 설계·입찰·공사 동시진행
고양시가 구제역 감염 가축 매몰지에 대한 정비공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중앙재난대책본부(이하 중대본)의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 요구로 날림공사를 벌여 지반침하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31일 시에 따르면 중대본은 지난 2월 말께 고양시를 비롯한 구제역 발생지역 지자체의 매몰지 관리 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사후관리 교육을 가진데 이어 고양시에 2억2천만원의 국비를 지원, 매몰지 2곳에 대한 정비공사를 벌이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중대본은 공사기간을 지난달 2일부터 20일까지로 못 박고 이 기간 안에 공사를 완료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시는 매몰지 1곳을 추가해 중산동 45의 1 일대와 성석동 1970, 지영동 676일대 매몰지에 옹벽을 설치하고 시트파일(Sheet File)을 암반에 고정하는 공사를 지난달 22일 끝마쳤다.
그러나 시는 짧은 공사기간 탓에 통상적으로 설계 후 입찰을 거쳐 공사를 벌여 준공하는 절차를 무시하고 지난달 10일부터 설계와 입찰, 공사를 동시에 진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J측량사무소의 K씨는 “설계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벌인다면 결국 공사 진행상황에 따라 설계도를 맞춘 부실공사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시는 정비공사를 시작하기 전 매몰지 주변 지반에 대한 검사도 생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매몰지 주변이 연약지반일 경우 대량의 침출수가 흘러나와 주변 토양과 수질이 오염될 우려를 낳고있다.
시 관계자는 “다른 일반공사라면 벌써 지적을 받았겠지만 전액 국비지원을 받은 탓에 정부가 요구한 공사기간을 지키려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주먹구구식 공사가 준공 검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고양=박대준기자 djpar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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