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 좀 구해주세요” 축산농가들 발 동동

재입식 앞두고 가격 폭등… 도내 2만여 마리 부족

구제역으로 3만여마리의 젖소를 살처분한 경기도내 농가들이 젖소 품귀현상에다 폭등한 가격 때문에 재입식을 못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27일 경기도와 도내 낙농가에 따르면 경기지역 젖소 사육두수는 17만6천여마리(2009년말 기준)로 전국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가운데 17.6%인 3만1천여마리(533농가)가 이번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적으로 살처분된 젖소 3만6천여마리 중 86%에 달하는 수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재입식이 가능한 젖소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경기도 조사 결과 국내에서 조달 가능한 젖소는 1만마리에 불과해 2만 마리의 수입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현재 젖을 생산할 수 있는 초임 만삭우의 경우 구제역 발생 전 350만~4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100만원 이상 가격이 뛴 500만원선에 거래되는 등 낙동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158마리의 젖소를 살처분한 김포시의 노모씨(54)는 “다음달 입식 예정인데 젖소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며 “정부에서 빨리 수입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주시의 한 젖소 농가는 “207마리를 살처분했고 재입식을 위해 전라도 등을 돌며 웃돈을 주고 어렵게 계약을 했다”며 “여유가 없는 농가는 수입이 절실하다”고 했다.

 

급기야 농협중앙회와 한국낙농육우협회는 25일 ‘희망 젖소 나눔운동’에 들어가 구제역 비발생 농가를 대상으로 젖소를 ‘적정가격’에 분양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운동본부는 5천마리 이상을 ‘적정 가격’에 분양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젖소값이 폭등한 탓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구제역 피해를 입지 않은 젖소농가가 1~2마리의 젖소를 내놓는다면 젖소를 수입하지 않고도 경기지역 젖소농가가 재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구제역 발생 이후 젖소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적정가격에 내놓을 지 의문”이라며 “실효성이 없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제역 피해를 당한 도내 상당수 고령의 한우 농가들도 사료값 급등 등을 이유로 가축 재입식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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