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 무료급식소 ‘SOS’

찾아오는 사람들은 늘었는데

 

재료비 최대 80%까지 올라

 

음식량 줄일수도 없고… 속앓이

 

22일 오전 11시께 지역의 대표적인 무료급식소인 인천시 동구 화수동 민들레국수. 식당 안에는 이른 시간인데도 점심을 먹으러 온 노숙인들과 홀몸어르신들로 붐비고 있었다.

 

“요즘 들어 쌀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하는게 제일 큰 걱정이죠.”

 

민들레국수를 운영하고 있는 서영남 대표(57)는 “혹시라도 밥을 먹으러 찾아오시는 분들 마음이 불편할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며 헛 웃음을 지어보였다.

 

예년에는 하루평균 300명이 찾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더 늘었다. 하루에 소비하는 음식량도 3배 정도 늘었을 정도.

 

물가까지 치솟으면서 서 대표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한번 장을 보는데 5만~8만원 정도 들었으나 지금은 10만원을 넘어가는 건 예삿일이 됐다.

 

하지만 음식의 양을 줄이거나 음식의 질을 떨어뜨리지도 못한다.

 

야채도 고기도 비싸면 비싸진대로 구입할 수밖에 없다.

 

서 대표는 “이곳에 오는 분들에게 최소한의 영양분이라도 섭취할 수 있게 하려면 음식은 종전대로 만들 수밖에 없다”며 “이제나 저제나 물가가 잡히겠지 기대하면서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무료급식소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부평에서 소규모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인천지체장애인협회 부평구지회도 늘어나는 재료비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1인당 들어가던 재료비가 최근 들어서는 70~80%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1천500만원~2천만원 들어갔던 재료비가 올해는 3천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예산을 마련하기도 녹록찮다.

 

지난해 구로부터 400만원을 지원받았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분명치 않다.

 

김대진 회장은 “올해는 무료급식 물량을 끼니당 70여명분까지 늘리려고 했는데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 힘들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며 “후원해주실 만한 분을 섭외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 걱정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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