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내년 총선 20석 목표… 참여정부가 남긴 부채 갚겠다”

유시민이 돌아왔다.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경기지사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신지 9개월여만이다.

 

지난 19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참여당 제2차 전국당원대회에서 97%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신임 당대표로 선출, 정치 무대에 재등장하게 된 유 신임대표는 “두려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임기 내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어 어깨가 무거우면서도,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당의 기초가 모자라 못 했던 일들을 시도할 수 있게 돼 즐겁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참여정부는 끝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떠나고 안 계신다”면서 “참여정부가 남긴 자산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모든 정당이 적법한 상속자다. 우리는 자산이 아닌 부채를 인수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늘 한계로 지적되는 ‘극명한 호불호’ 현상에 대해서는 “정치인이라면 누구나에게 해당되는 문제 아니겠나”라고 일축하며 “활발한 지역활동을 전개하며 국민참여당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참여당의 2대 대표로 선출된 것을 축하드린다. 정치적으로 큰 책임감을 느낄텐데 무엇을 핵심으로 당을 운영할 계획인가.

작은 당이 큰 정당 하는 것을 다 따라할 수 없다. 작으니까 순발력 있게 움직일 수 있고, 의사결정을 더 민주적으로 할 수 있고, 누구의 아이디어라도 자유롭게 실행해볼 수 있고, 시민들의 참여폭도 커질 수 있다. 우리의 약점이 장점이 되도록 정당을 운영할 것이다.

 

네 가지를 원칙으로 삼는다. 첫째는, 국민과 만나는 참여당. 둘째는, 야권의 총선승리를 준비하는 참여당. 셋째는, 새로운 진보를 모색하는 참여당. 넷째는, 정권교체에 앞장서는 참여당.

 

첫째를 위해 국민참여당 이동당사를 준비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전국을 순회하며 거리에서 국민을 만날 것이다. 정치가 거대 언론과 조직의 뒤로 숨어버리지 않았나? 이것을 다시 국민 앞으로 끌어내고 참여의 기쁨을 만들고 싶다. 지역을 돌며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발언하는 만민공동회를 열 것이다.

 

둘째를 위해 조직·정책·홍보·교육사업을 하이브리드로 묶어서 핵심지역위원회를 육성하고 이길 수 있는 지역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으로 총선준비를 하겠다.

 

셋째와 넷째 원칙은 위의 두 가지 사업을 하면서 기조에 깔고 가야할 원칙이다. 국민참여당은 진보자유주의의 색채로 우리나라 정당 스펙트럼에 새로운 진보세력을 더하겠다. 국민참여당이 강해지는 만큼 새로운 세력이 들어오니 야권전체가 커지는 것이다.

 

야권이 손을 잡고 2012년 4월 의회권력 교체, 12월 행정권력 교체를 통한 완전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

 

-당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고 있는데 당의 외연확대 방안이 있는가.

당이 내용을 갖고 활동을 하면 자연스럽게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당 밖에 흩어져 있는 지지자들을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정당활동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새로운 정당이 왜 필요한지 보여드리고 싶다.

 

-현재 참여당은 지방의회는 의석을 확보했지만 국회 입성은 전무한 상태다. 이유와 대책은?

이유는 단순하다. 참여당은 만든 지 이제 1년이다. 창당하고 나서 전국 총선이 없었다. 지난 7·28 은평을 재보선때 ‘야권연대’의 대의에 따라 참여당 천호선 후보가 민주당 장상 후보로 단일화하면서 국회의원 선거를 치러본 적이 없다. 의석이 없는 건 선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웃음) 사실, 국민참여당의 지방의회 등장은 기적 같은 일이다. 창당한 지 4개월 만에 치른 선거였다. 이번 김해 선거에서 이봉수 후보가 야권단일후보가 되고 승리하면 원내 진입을 한다. 차근차근 2012년 총선을 준비할 것이다.

 

이동당사 통해 거리서 국민과 소통

 

야권 연대로 내년 정권교체 이뤄야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 해결책 시급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일부 지도부는 야권연대에 앞서 국민참여당과 합당을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요구에 대한 입장은?

야권이 하나 되어 한나라당과 맞서야 한다는 대의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 방법이 합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이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에게 합당하자고 하지는 않지 않나? 국민참여당도 마찬가지다. 만들어진 데에는 이유가 있다.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이 못다 이룬 꿈, 참여정부의 부채만 승계하겠다고 창당한 것이다. 노동과 복지 문제에서 다 하지 못한 일을 마저 하고, 노 대통령이 평생 고민했던 정치혁신을 우리 손으로 다시 해보려고 한다. 그래서 그게 불가능한 꿈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지난 일이지만 6·2지방선거에서 야권단일후보로 경기지사에 출마해 김문수 지사에게 아쉽게 석패한 경험이 있다. 선거를 통해 얻은 점과 잃은 점이 있을 것 같다. 무엇인가.

얻은 것은 책임감과 용기. (웃음) 선거는 항상 결과와 상관없이 얻는 게 있다. 사람이 자란다. 많은 분들의 꿈이 뭔지 새삼 다시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잃은 것은 시간. (웃음) 책 쓰는 게 늦어졌다.

 

-김문수 지사의 대선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쓴소리를 해 왔는데 이유가 있는가?

누구든 출마는 자유다. 쓴소리로 전달되었나? 그런 뜻은 아니었다. 다만, 경기도가 넓고 복잡한 상황에 구제역에 대북문제에 여러 가지로 어려운데, 현역 도지사가 자꾸 대선 얘기를 하는 게 도민들에게 좋은 일일까 하는 염려가 있다.

 

-현재 경기도는 뉴타운 사업에 대한 찬반 논란으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혼란에 빠져있다. 주택정책에 대한 견해는.

국가는 시장에서 버려진 사람들을 그냥 두면 안 된다. 정부의 주택정책은 무주택자, 서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공간을 보장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게 민간건설회사와 도청의 다른 점이다. 뉴타운의 개발이익이 누구에게 가는지도 도청은 도민을 위해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건설회사야 짓고 돈 벌면 되지만, 도지사와 도청은 짓고 돈 벌면 끝이 아니다.

 

-과학벨트 입지와 관련한 정치권의 논란에 대한 당의 입장은 ?

이명박 대통령이 대전충남권에 과학벨트를 짓겠다고 약속했다. 그걸 이제 와서 이런저런 말로 바꾼다면 다른 개발약속은 어떻게 되는 건가? 우리는 특정지역 시·도민이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이다. 정부는 나라 전체를 보아 잘 될 일을 해야 하는데, 대통령이 이러면 국민들이 분열된다. 안타깝다.

 

-또한 경기도의 가장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당장 봄이 오는데 구제역 매몰지에서 침출수 나오는 게 큰 일이다. 경기도는 농촌지역이 은근히 많다. 도민들이 식수와 건강에 어려움이 없도록 준비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큰 문제라고 본다. 파주 출판단지에서 책을 쓰는 동안 겨우내 구제역 방역작업을 봤다. 축산농가 분들의 보상대책도 자치단체에서 외면해서는 안 된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자꾸 교육문제를 정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김상곤 교육감이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학교 짓는 문제나 평준화 신청 같은 것에 도청이 개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도민들이 뽑은 직선 교육감이다. 교육행정이 정쟁이 되면 피해는 아이들이 본다.

 

‘민생을 돌보는 도정’이 필요하다. 그게 없다면 아무리 개발을 한들, 개발 이익이 도민에게 돌아오겠나.

 

-내년 대선과 관련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2~3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대선에서 강력한 라이벌은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워낙 1위와 격차가 큰 2위라 제가 2위라고 딱히 느껴본 적이 없다. (웃음) 정치에서 라이벌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다. 제가 얼마나 스스로 약속한 정치, 초심대로, 저를 지지하는 분들이 꿈꾸는 정치를 하고 있는지 그게 기준이다.

 

-내년 총선과 관련해서 유 대표의 과천·의왕지역 등 경기지역 출마설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유 대표의 생각은 무엇이고, 총선과 관련해서 전망해 본다면.

과천 의왕지역 출마설은 어떻게 나온 얘기인지 모르겠다. (웃음) 당내 비공개 회의에서도 얘기되었던 적이 없는 구상이다.

 

총선은 야권연대 단일후보가 180석 이상을 획득해서 보수정당을 압도적으로 이기도록 해야 한다. 국민참여당은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7% 조금 못 미치는 지지율을 받았는데, 이걸 국회의석으로 환산하면 원내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는 20석 정도 된다.

 

물론, 국회의원 선거제도(소선거구제)에서는 작은 정당들이 당 지지율만큼 지역구에서 의석을 얻는 게 힘들다. 노력하겠다. 노란 스카프를 매고 노란 넥타이를 맨 국회의원 20명이 함께 의원선서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우리당의 꿈이다. 저의 출마는 야권연대 180석 이상, 국민참여당이 20석 이상을 얻는데 도움되는 방법으로 할 것이다.

 

-이번 4·27재보선에서 여권이 거물급을 차출해 출마를 노리고 있다. 반면 야권은 경쟁력에서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이번 재보선에 대한 입장과 참여당의 국회 입성이 가능하다고 보는지.

민심의 흐름이 중요하다. 후보를 기획해서 이길 수 있는 선거가 아니라고 본다. 민심은 이명박 정부가 잘못 끌고 가는 나라를 바로 잡아달라는 건데, 야권이 이런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강원, 분당을, 순천, 김해가 모두 야권단일후보로 나설 때 국민이 야권을 믿고 지지해줄 것이다. 야권이 국민의 목소리에 각 정당 이익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야권연대에는 제1야당인 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세계 역사를 봐도 정치연합, 선거연대는 늘 제1야당이 정권교체의 의지를 갖고 주도할 때 성공했다.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다. 믿고 손을 잡자.

 

-또 이번 재보선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성남 분당을 지역 차출론이 거론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민주당과 손 대표가 밖에 있는 우리보다 민주당의 선거 상황을 더 알고 계시지 않겠나? 어떤 결정을 내리시든 그게 민주당과 야권에 가장 필요한 결정이리라 믿는다.

 

대담=최종식 정치부장 choi@ekgib.com

 

정리=구예리기자 yell@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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