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교육지구] Realinterview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청사진을 듣는다

“공교육의 새로운 희망인 혁신교육지구가 성공하기 위해선 지자체와 교육청의 상호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전국 최초로 혁신교육지구를 도입, 추진하고 있는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이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선

지자체와 교육청이 유기적으로 화합, 혁신교육프로그램과 행·재정적 지원이 적절히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학교·교사가 끌고 지자체는 밀고…

혁신교육지구는 ‘교육공동체’ 만드는 것…멀리 내다보고 믿음·끈기로 추진해야

 

Q 도교육청이 최초로 추진하는 혁신교육지구의 개념 및 의미는.

A ‘아이들은 동네가 키운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실현하려는 것이 혁신교육지구이다.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된 지역의 구성원들이 합심해 우리 자녀들을 잘 교육시키자는 의미다.

 

그 지역의 학교와 교육을 발전시켜 다른 지역에서 본받고 싶어하고 다른 곳에서 오고 싶어 하는 교육환경을 만들어보자는 뜻이다.

 

3월 16일 현재까지 광명, 구리, 시흥, 안양, 오산 등 5개 지구가 지정되었다. 이들 지역에서는 도교육청의 혁신교육정책과 해당 시군의 교육특성화 사업이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가운데 추진된다.

 

Q 혁신교육지구 도입 이유 및 배경은.

A 교육에 대한 우리 도민들의 열망은 뜨겁다. 또한 어떤 교육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주민들의 안목 또한 대단하다. 하지만 그 열망과 안목을 모으고 지역교육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통로가 그동안 다소 부족했다. 

 

기초 지자체는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예전에도 절치부심했고,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청과 시·군청이 구분돼 있다보니, 시·군청의 노력이 학교로 연결되는 데 다소의 어려움이 있었다.

 

교육청 또한 교육을 혁신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애쓰고 있지만 각종 행·재정적 지원 면에서 아쉬움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들을 함께 해결해보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 혁신교육지구이다. 지역주민, 시·군청, 교육청 등이 함께 모여 지역교육의 발전과 혁신을 모색하는 것이 바로 혁신교육지구인 것이다.

 

Q 혁신학교와 혁신교육지구의 차이점은.

A 혁신학교는 학교 차원의 사업이고, 혁신교육지구는 지역 차원의 사업이다. 우리 교육의 발전과 혁신을 도모한다는 면에서는 같지만 지역 차원에서 함께 노력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

 

예컨대,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한 개인이나 한 학교 보다 한 동네나 지역이 합심할 때 그 효과가 배가된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도 점차 지역 차원의 교육개혁에 관심을 갖고 있고, 실제로 프랑스의 ZEP나 우리나라의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사업 같은 선례가 있다.

 

Q 혁신교육지구 지정에 앞서 일부 지자체의 지나친 과열 경쟁 등이 발생했는데.

A 작년 9월 혁신교육지구 사업 계획을 처음 발표하자, 많은 지자체가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도내 31개 시군 중 절반이 넘는 지자체가 혁신교육지구를 신청했다.

 

그만큼 기초 지자체의 열망이 높았다고 본다. ‘우리 지역 학교와 교육을 혁신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시장님이나 군수님들, 그리고 지역주민의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과열경쟁이라고 하지만 지자체가 지역주민과 소통을 잘 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등에서 주민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분야 중 하나가 교육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시군이 혁신교육지구를 신청한 것은 지역 교육을 혁신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지역주민의 뜻에 부응하고자 적극적으로 검토한 결과라고 본다. 

 

관심과 의지를 보여준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그 뜻에 부응하고자 우리 경기도의 학교를 혁신하기 위해 더욱 전심전력하겠다.

 

Q 혁신교육지구 탈락지자체들이 상대적 교육낙후 등을 우려하고 있는데.

A 혁신교육지구를 선정할 때 지금의 사회 양극화와 교육 양극화도 고려했다. 그런 만큼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 위주부터 교육을 바꿔나갈 방침이다.

 

그리고 혁신교육지구는 일종의 모델로 그 성과는 혁신학교처럼 다른 지역으로 전파될 것이다. 이렇게 혁신교육지구를 필두로 우리 경기도 전체의 교육을 발전시키겠다.

 

또한 혁신교육지구 이외에도 도교육청의 사업은 많다. 예컨대, 낙후된 교육환경 개선 사업 등 대응지원사업으로 약 7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여기에는 특별교실 리모델링, 노후된 급식시설 개선, 교육과정 운영비 등이 있다. 교육청 예산만 700억원인데, 지자체 예산이나 추경까지 감안하면 올해 총 2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이러한 사업들을 추진함에 있어서 지역을 안배하고 있다. 따라서 혁신교육지구에서 탈락하였다고 해서 상대적으로 낙후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Q 현재 지정된 혁신교육지구 5곳의 각각 특성을 소개하면.

A 광명, 구리, 시흥, 안양, 오산 등 5곳은 이제 막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되었다. 지금은 주민들과 관계기관이 ‘지역혁신교육협의회’라는 기구를 통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그 형태나 성과가 나오려면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 더군다나 교육은 바로 결과물이 나오는 분야가 아니다. 지금도 지역특성에 맞는 교육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으니, 조금 더 기다려줬으면 한다.

 

Q 혁신교육지구 투자 비용에 대한 교육청 부담이 다소 적다는 의견도 있는데.

A 교육청에서는 학교와 교사가 노력하고 시·군청은 행·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지역주민은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예산 지원이라는 것 하나만 놓고 보면, 어느 한 쪽이 많이 내고 다른 한 쪽은 적게 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모양새는 소프트웨어 등만 떼어놓고 봐도 마찬가지이다.

 

중요한 것은 서로 가지고 있는 능력과 잠재력을 모으고 부족한 부분을 서로 보완해주는 등 상부상조하는 모습이다. 그 어느 때보다 우리 나라의 오랜 전통인 품앗이 정신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자체는 기존의 교육경비 보조 등을 교육청의 혁신교육 정책과 지역주민의 요구를 감안해 조정·확대하고, 교육청은 지자체가 담보하기 어려운 교육과정이나 교원 정책 등을 지자체와 협의하면서 추진하게 된다.

 

지역주민은 적극적으로 의사를 개진하고 여러 활동에 참여한다. 이렇게 혼연일체가 되는 과정을 누구는 무엇을 적게 부담하고, 또 다른 누구는 저것을 적게 부담한다는 식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Q 혁신교육지구 성공을 위한 지자체의 역할이 있다면.

A 지금도 5개 시군은 너무나도 애쓰고 계신다. 그래서 광명, 구리, 시흥, 안양, 오산 시장님들과 관계자 여러분들이 너무나도 고맙다.

 

앞으로도 지금의 마음과 뜻 그대로 이어갔으면 좋겠다. 교육은 그 성과가 나오려면 다소의 시간이 필요하니, 믿음과 끈기를 가지고 지역주민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차근차근 그림을 그려나갔으면 좋겠다.

그러면 멀지 않아 여러분 모두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Q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일본에 가면 아키타현이라고 있다. 각종 교육환경도 열악하고 지역 경제력도 낮다고 평가받는 광역자치지역이다. 하지만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을 제치고 일본에서 학력수준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아키타현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

 

아키타현의 원동력은 믿음과 소통이다. 공교육에 대한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가정과 지역사회가 학교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결과이다. 지역주민이 하나가 되어 ‘아이들을 동네가 키운다’라는 말을 현실로 만든 결과다.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정-지역-학교를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시·군청-교육청-지역주민이 합심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교육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우리 자녀들 하나하나의 꿈을 키우는 학교를 만들 수 있다. 많은 성원과 지지, 그리고 참여 부탁드린다.   

             

박수철기자 scp@ekgib.com

사진 = 전형민 기자 hmje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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