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도 빛도 없는 생지옥,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
건물잔해와 진흙뿐… 상상초월 피해에 할말 잃어
생필품 바닥나 피난소 이재민 ‘고통’ 구호품 절실
“어떠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사상 유례 없는 강진과 쓰나미가 쓸고 간 일본 도호쿠 지방 중에서도 가장 피해가 큰 센다이 지역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월드비전 Japan 홍보팀 소속 일본인 미츠코 소바타씨(29·여)가 전하는 현지 피해상황은 ‘참혹과 폐허’ 그 자체였다.
강진과 쓰나미가 잇따라 쓸고 간 뒤 사흘만인 지난 14일 오전 동료 2명과 함께 센다이 지역에 들어간 소바타씨는 생애 처음 경험하는 ‘생지옥’같은 풍경에 자리에 주저앉을 뻔했다고 전했다.
불빛도, 물소리도 없었고 온통 시가지에 쌓여 있는 것은 건물 잔해와 진흙투성이였고 그나마 형체를 유지하고 있는 일부 건물들도 모두 닫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바타씨는 “지진과 쓰나미로 마을에 건물과 학교, 집들이 모두 무너져 내려있었으며 나무와 자동차 등이 부서진 채 곳곳에 쌓여 있었다”며 “피난주민들은 피난소에서 도움의 손길을 절실히 기다리는 상황이며 실종된 인원이 많아 사망자의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자위대와 월드비전 등이 복구와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식량과 식수, 옷가지 등 생필품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바타씨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곳곳에서 실종자들의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면서 “센다이에 올 당시 4천500여명 분의 식사와 물, 옷 등을 챙겨와 피해주민들에게 공급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바타씨는 일본인들은 어떠한 재난과 역경 속에서도 의연할 수 있는 교육을 받았고 이를 헤쳐나갈 용기를 가졌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1995년 한신 대지진 이후 일본인들의 가슴속엔 언제나 지진에 대한 대비가 돼 있었다”면서 “극한 상황에서도 질서가 지켜지는 것은 물론 약탈행위나 강도 등이 발생하지 않는 것 등으로 비춰볼 때 분명히 재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그녀는 “어느 일본인들도 이번 대재앙에 대해서 정부를 비판하지 않는다”며 “이웃국가들의 도움의 손길이 잇따르고 있는데다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해져 문제를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동일본대지진의 피해를 해결키 위한 월드비전 긴급구호모금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밝혔다.
한편, 미츠코 소바타씨는 대학을 졸업한 후 지난 2006년 월드비전 Japan에 입사, 6년째 근무하고 있다. 권혁준기자 khj@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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