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업소·백화점만 동참 지자체도 단속 나몰라라
8일 새벽 2시께 인천 부평구 부평시장 로터리 유흥가 밀집지역.
야간조명 제한조치 시행 첫날인데도 이곳은 대낮처럼 휘황찬란했다.
실제로 A단란주점은 ‘미인 룸 노래클럽’이라고 적힌 가로 1m 세로 2m 크기의 네온사인을 밝힌 채 영업하고 있었다.
새벽 3시께 남동구 간석동 B아파트 일대도 사정은 마찬가지.
아파트 시공사 브랜드가 적힌 경관 조명을 끄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새벽 3시30분께 남동구 구월동 C은행도 옥외 야간조명을 적힌 경관조명을 끄지 않고 있었다.
대다수 주유소들도 야간조명 제한조치를 지키지 않고 있었다.
새벽 2시30분께 남구 도화동 인천대 고가교 인근 D주유소는 ‘무연 1천959원’이라고 적힌 옥외간판과 옥외조명 10개를 모두 환하게 켜놓고 있었다.
새벽 4시께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 인근 E유흥업소는 야간조명을 끈 채 광고차량 등을 이용해 조명을 밝히고 있었다.
모텔이나 노래방, 음식점 등은 이 조치 대상 업소에 해당되지만 실제로 이를 받아들인 곳은 찾기 힘들었다.
결국 대형 유흥업소와 대형 백화점들을 제외하고는 당초 기대했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단속에 나서야 할 지자체들도 제도 시행 첫날인데도 단속에 손을 놓고 있었다.
계양구는 지난 7일 밤 10~12시 홍보를 겸한 단속을 실시한데 그쳤고, 부평구와 남동구 등도 8일 밤 단속할 계획이다.
결국 최대 300만원이라는 강력한 과태료를 내세우면서 이례적인 에너지 사용 규제로 시행된 첫날 단속건수는 전무했다.
모 유흥업소 관계자는 “뉴스와 안내문 등을 통해 시행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우선 손님들이 줄을까 걱정돼 조명은 켜놓고 상황을 지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E구 관계자는 “이번 주는 주요 유흥업소들을 대상으로 자체 단속하고 다음주부터 전체 공무원들로 단속반을 편성, 1차 시정조치 후 2번째부터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라며 “다른 업종까지 확대 계획은 정부로부터 별도 지침이 내려올 때까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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