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탐방 - 화성 파머스밴드
화성시 우정읍, 장안면에 거주하는 농민들로 구성된 7080 록 밴드 파머스.
파머스란 이름에서 엿볼수 있듯이 5명의 파머스 멤버들은 학창시절 록밴드에 대한 동경심은 있었지만 젊은 시절을 농사로 보낸 순수한 농민들이 구성한 밴드다.
단장에 베이스 기타 김명구씨(52)를 비롯, 퍼스트 기타 민병두씨(48), 오르간 김영남씨(37), 드럼 김영갑씨(37), 세컨 기타 이동엽씨(48) 등 5명의 농민 뮤지션들은 악보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지만 열정만은 대단하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가득해 하나, 둘씩 모여 밴드가 결성이 되었고 이를 계기로 맴버들의 생활에 큰 변화가 왔다.
파머스는 2007년 1월 결성돼 봄, 가을 농사일이 끝나면 늦은 밤에도 일주일에 2번씩 작업복과 흙 묻은 장화를 신은 채 연습에 몰두했다. 들에 나가 일을 할 때도 집에서 쉴 때도 어딜 가나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연습곡을 반복해 듣다 보니 항상 콧노래로 흥얼거렸다.
밥을 먹다가도 젓가락으로 박자를 맞추고 삽질을 하다가 삽자루를 옆에 끼고 기타 삼아 연습을 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멤버들은 파머스 활동으로 농사일도 더 잘 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바쁜 농사철이면 멤버들이 돌아가며 서로 품앗이를 해주며 팀워크를 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특히 파머스는 누구 하나 음악에 대해 학원을 다니거나 교육 한 번 받아보지 못한 상태에서 멤버들의 열정 하나만으로 낮엔 농사 짓고 밤에는 책과 인터넷을 선생님 삼아 실력을 키워왔다는 데 더 의의를 두고 있다.
퍼스트기타를 맏고 있는 민씨는 곡의 연주법을 통째로 외워버리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단장 김씨는 늦은 시간 동네 주민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밤마다 농작물을 말리는 건조기 안에 들어가 연습을 하고 있지만 행복하기만 하다고 한다.
채소농사를 지으며 보컬과 세컨 키타를 맡고 있는 이씨는 연습실이 탑차 화물칸이었다. 이처럼 파머스 단원들이 연습에 몰두하자 당초 이들을 지지했던 가족들도 이젠 아버지를 음악에 빼앗겼다며 불평하고 있다.
이 같은 단원들의 피나는 연습으로 밴드 결성 이듬해인 지난 2008년에는 모두 12번의 공연을 개최했으며 지난해에는 국제보트쇼 축하무대와 화성시 청소년 페스티벌 등 화성시 주요행사에 초청되기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단독 공연도 2차례나 가졌으며 이들 공연 모두 무료 및 소년소녀 가장돕기를 위한 공연으로, 지역 불우이웃돕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아마추어 밴드를 결성, 활동하다 보니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았다.
공연을 하다 기타줄이 끊어지고 기타 잭이 빠지고 드럼 스틱은 허공에 날려보내기도 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연습실에서 쓰던 스피커를 야외공연장으로 갖고 갔다가 스피커가 터져 연주가 들리지도 않은 일도 있었다.
파머스 멤버들은 “각자가 음악성이 뚜렷해 마찰을 빚다 해체 위기도 있었으나 화해로 여기까지 왔다”며 “앞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마음 먹었던 어려운 이웃들 위한 공연을 많이 갖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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