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을 ‘거물급 빅매치’ 물건너 가나

여야, 후보 놓고 집안싸움… ‘참신한 인물’에 초점

성남 분당을 4·27 보선이 60일 가량 남아 있지만 여야가 유력후보를 찾지 못하고 난항을 겪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공천을 받기 위한 물밑경쟁이 치열한 반면 민주당은 극심한 후보난을 겪고 있다.

 

이 지역은 당초 여야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지만 후보군을 놓고 집안싸움이 뜨겁게 달궈지면서 또다른 ‘제3후보론’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물급 인사 빅매치’도 물 건너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먼저 한나라당은 후보가 난립해 고민이다. 강재섭 전 대표와 박계동 전 국회사무총장, 장석일 대한산부인과부회장, 김기홍 변호사, 박명희 약사, 한창구 전 분당구청장 등 6명이 이미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정운찬 영입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여권 주변에선 굳이 ‘강재섭-정운찬’ 카드를 고려할 필요가 있느냐는 기류도 엿보인다.

 

홍준표, 정두언 최고위원이 이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명분도 명분이지만 정치적 거물들이 원내에 진입할 경우 당내 역학관계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일부에서는 전문성과 참신성을 갖춘 인물로 승부하자는 주장 속에 당 비례대표인 조윤선 의원과 박세일 한반도재단 이사장, 여기에 배우인 박상원, 차인표 등의 이름도 흘러나오고 있다.

 

여권에 비해 민주당은 인물난을 겪고 있다. 지역구 성격상 ‘강남 좌파’ 이미지인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강금실 전 법무장관, 신경민 앵커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회의적이다. 조국 교수는 손학규 대표가 출마를 권유했지만 고사했다는 소식이다. 강금실 전 장관도 출마설이 나돌았지만 본인은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그나마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은 ‘관망 중’이다. 그러나 ‘당선 가능성 여부’에는 물음표를 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손학규 대표의 차출론까지 나온다.

 

손 대표가 분당에 출마해 당선된다면 ‘당내 장악력’이 생기고 대권 행보도 한결 수월해진다. 또 패하더라도 당이 어려울 때 큰 결단을 한 만큼 ‘결집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게 당내 분석이다.

 

그러나 손 대표 측에서는 ‘손학규 흔들기’일 뿐이라면서 당 대표로서 ‘통 큰 정치’를 해야 될 때라고 잘라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민주당 소속 성남시의원 15명은 ‘더 이상의 낙하산 공천, 분당을은 철새를 원치 않는다’는 성명서를 통해 보선 승리를 위해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해 오면서 당을 위해서도 헌신을 아끼지 않은 김병욱 예비후보가 가장 적합하다며 지역후보론을 들고 나왔다.

 

이처럼 성남 분당을 지역을 종합해 보면 여권은 후보난립, 야권은 인물난에 빠진 가운데 ‘거물급 카드 빅매치’보다는 ‘참신한 인물 등장’에 초점이 맞춰지는 형국이다.   강해인기자 hik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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