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 오염시 먹는샘물 안전 담보 할 수 없어
경기도내 8개 생수공장 주변에 구제역 매몰지가 있어 생수의 안전성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희망연대 김을동 의원은 26일 지방자치단체와 국회입법조사처 자료를 토대로 지난 21~22일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경기도에 수원지를 둔 생수업체는 총 14곳으로 이중 8곳이 수원지가 있는 같은 마을에 구제역 매몰지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생수업체 P사와 I사가 이웃해 있는 포천 이동면 연곡리 샘물공장은 그 일대에 구제역 매몰지가 모두 37곳이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생수공장과 불과 수백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연곡리 40-2번지에는 돼지 4천425마리가, 269번지에는 돼지 1천390마리·젖소 99마리·한우 2마리가 살처분돼 매몰돼 있었으며, 돼지 2천201마리를 매몰한 306-2번지, 돼지 1천950마리가 묻힌 1005-2번지 등 대규모 매몰지가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 37곳에는 돼지가 총 1만여 마리, 젖소가 700여 마리, 한우는 1천여 마리가 분산 매몰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포천 이동면 장암리에 있는 H사와 이동면 도평리에 있는 또 다른 I사도 공장 인근에 약 1천마리 가량의 돼지가 묻혀있는 매몰지가 각각 3곳·1곳이었으며, 연천 백학면 전동리와 청사면 대전리에 각각 위치한 샘물공장 주변에는 돼지와 젖소를 합쳐 3천여 마리와 2천여 마리가 2곳과 4곳에 매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양주 남면 신산리의 샘물공장 주변에는 사슴 27마리와 젖소 55마리, 양주 백석면 가업리 샘물공장 주변에는 돼지 783마리와 한우 52마리, 염소 18마리 등이 매몰된 것으로 파악됐다.
생수업체는 취수허가를 받을 때 지하수가 유입되는 주변 영역을 표시하는데 이를 영향반경 혹은 취수영향지역이라고 부르며, 이 영향반경은 대형 생수업체의 경우 수원지로부터 1㎞~3㎞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천 L사나 포천군 P사 등의 생수공장 영향반경 안에 구제역 매몰지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들 업체들은 ‘영향반경이 얼마냐’는 의원실의 질문에 “내부 정보” 등을 이유로 답변을 거부했다고 김 의원측은 전했다.
일반적으로 가축을 매몰시킨 뒤 나오는 침출수의 양은 소 1마리 당 160ℓ, 돼지 1마리 당 12ℓ, 사슴·염소 등이 1마리 당 6ℓ로 알려져 있다.
이번 경기도의 생수공장 주변 매몰지를 중심으로 침출수의 양을 계산해 볼 때, L사의 경우 돼지 3천580마리, 소 153마리의 매몰로 67.4t의 침출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고, 생수공장 주변에 37곳의 매몰지가 있는 P사와 I사의 경우 돼지 1만4천43마리와 소 2천3마리, 기타 32마리로 489.1t의 침출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침출수가 토양을 오염시키고 이어서 지하수까지 오염시키게 되면 이 지역의 생수공장에서 생산되는 생수(먹는 샘물)도 안전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생수 공장 근처에 가축 매몰지 등 오염원이 있으면, 생수의 원수가 되는 지하수의 오염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며 “실제로 퍼올린 지하수를 정수해서 판매하는 생수 공장의 공정은 물리·화학적 고도 처리를 거치는 수돗물 정수과정보다 엄격하지 않아, 오염된 지하수가 유입될 경우 완벽하게 정수처리를 갖춘 생수 공장이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주장했다.
김재민기자 jm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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