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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공무원과 얄팍한 한전
오피니언 기자노트

게으른 공무원과 얄팍한 한전

간단한 전력요금제 변경 신청으로만 연간 60억원 이상의 시민 세금이 줄게 됐다. 도내 일부 지자체가 하수처리장과 상수도사업소 등에서 사용하던 전력 요금제를 저렴한 요금제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자는 취재를 하면서 이처럼 간단한 변경으로 가능했던 것을 그동안 담당 공무원들이 왜 알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 등 기초자치단체의 재정적 어려움은 공공연한 현실임에도 예산 절감을 위한 노력은 정작 없었다는 것.

 

그렇다면 왜? 이유는 간단하다. 공무원들은 게을렀고 한전은 얄팍한 상술(?)을 부렸기 때문이다.

 

성남을 비롯해 부천, 군포, 오산, 양평, 화성 등이 해당 지자체로 이들은 지난 1월 기자가 취재를 하면서 한국전력공사의 전력요금체제가 전력량(kW)의 크기에 상관 없이 변경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한 뒤에야 검토 후 변경을 하겠다는 답변을 했었다. 그 때까지 몰랐다는 얘기다.

 

부천시는 취재 이후 하수처리장 외의 시설에서도 ‘예산 누수’ 현상이 있는지 각 시설의 일제 점검을 실시하기도 했다.

 

원인중에는 지자체들이 설비 업체로부터 시설 관리를 이양 받을 때 업체측이 정해 놓은 요금제를 그대로 받아 사용한 탓도 있다.

 

하수처리장 등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전력요금은 공급되는 전력량(kW)의 크기에 따라 갑, 을, 병 으로 나누어 선택하게 되는데, 한전측이 ‘법으로 정한 하수처리시설’의 경우 전력량에 상관없이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100여페이지가 넘는 약관의 ‘기타’ 부분에 눈에 띄지 않게 넣은 것이 주 원인이다.

 

한전측은 요금제 변경시 자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고를 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공기업으로서의 책임감을 다했다고 보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앞으로는 공무원 역시 본연의 업무에 좀 더 충실해 이처럼 세금이 낭비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유진상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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