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한파 잊고… “매일 오늘만 같아라”

설 앞두고 활기 되찾은 전통시장

“항상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어요!”

 

구제역 여파의 어려움 속에서도 설을 맞은 전통시장이 오랜만에 활기와 희망을 되찾았다.

즉석두부·떡가게 등 ‘장사진’ 밀려드는 손님에 행복한 비명

2월3일 설날을 사흘 앞에 둔 31일 수원 못골시장 일대.

 

명절 음식을 준비하러 나온 사람들로 꽉 찬 시장은 각 상점에서 먹을거리를 만들어내며 나오는 열기와 흥정소리에 정신없는 북새통을 이뤘다.

 

즉석두부를 만들어 파는 ‘못골참맛즉석두부’에는 두부를 사기 위해 수십명의 주부들이 줄을 서 있는 진풍경이 연출됐으며, 기다리는 손님들도 만두속에 얼만큼의 두부를 넣어야 하는지 서로 의견을 나누는 등 정겨운 모습이었다.

 

두부를 만들던 주인 나봉주씨(51)는 “콩값이 많이 올랐지만 전통시장의 정을 생각해 가격은 예년 수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많이 힘들지만 그래도 명절에는 시장이 활기를 찾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4대째 이어가고 있는 ‘옛고을떡방’도 쉴새 없이 돌아가는 기계에서 나온 떡이 진열되기가 무섭게 팔려나갔다. 포도, 호박, 흑미, 쑥 등으로 만들어 화려한 색감을 뽐내는 오색 떡국떡이 이곳의 효자상품으로, 이곳은 하루 평균 500여명의 손님들을 끌어모으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여기에 ‘화성약초’에서는 명절특수를 지내기 위해 온가족을 동원, 지난 주말부터는 며느리와 사위까지 8명의 가족이 모두 시장에 나와 손님들을 상대하는데 명절마다 힘을 보태는 이들의 모습은 모두 베테랑 상인과 다름 없었다.

 

윤해민씨(37)는 “아침 8시부터 나와 하루종일 600마리의 동태포를 뜨느라 화장실 갈 틈도 없을 정도”라면서도 “지난해와 같은 가격으로 제공할 뿐만 아니라 많이 사면 할인까지 해주기 때문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관양시장도 설맞이 음식을 사러 온 손님들이 하루종일 북적거렸다.

 

상인회에서는 현수막과 만국기 등을 내걸고 자체 음악과 안내방송 등으로 설날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으며, 전통시장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 이용을 권장하는 ‘장보러 나오세요’ 캠페인까지 벌어졌다.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48)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전통시장의 매력이 명절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도내 곳곳의 전통시장이 설을 맞아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 상인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번져나가며 2011년의 새로운 희망을 그려나갔다. 이명관·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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