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감시보다 빠른 민원처리 기록”

<인터뷰> 수원시청 공무원 정선씨

수원시, 사관(史官)제 전국 지자체 최초 도입

 

민선5기 출범과 함께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최초로 수원시에서 시작된 ‘사관(史官)’제도.

 

수원시청 7급 공무원인 정선씨(39)가 그 역할을 맡게 된 지도 벌써 6개월째다.

 

“사관이라는 역할은 감시보다는 행정 시스템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정씨는 짧은 기간이지만 사관 역할을 하면서, 단체장에 대한 감시보다는 민원인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행정을 구현하는 것이 ‘사관’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처음 사관 역할을 맡았을 때는 ‘청렴’에 포커스가 맞춰졌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빠른 민원처리와 시민에게 다가가는 행정서비스 구현 등에 대한 기록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비서로 처음 기록을 담당하게 됐을 때 정씨는 기록을 놓치기 일쑤였다고 했다.

 

일반행정직인 정씨가 기술직 직원들이 보고를 할 때 사용하는 전문 용어나 생소한 용어들을 잘못 받아쓴 경우도 있었고, 의미를 알지 못한 채 기술했다가 집에 가서야 단어를 찾아보고 내용을 알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제 기록에 조금은 익숙해진 정씨는 최근 다양한 색 글씨로 자신의 의견을 남기기도 한다.

 

처음엔 전문용어 몰라 기록 놓치기 일쑤

 

6개월째 담당… 익숙해져 의견도 남겨

 

“생소한 단어 등 모르던 분야 배워 기뻐”

회의도중 누군가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면 녹색 글씨로 ‘빵 터졌다’, 또 예산절감 계획이 나오면 절감 가능금액과 ‘괜찮다’ 등의 표현을 넣는다.

 

이 외에도 노란색은 참석자나 시간 등에 대한 것으로, 빨간색은 결제된 사안이나 논의된 것, 시장 지시 사안은 파란색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번은 지인들과 함께 자리를 하다 어쩔 수 없이 막걸리를 조금 마시게 됐는데 다음날 업무를 하는데 정말 혼났었죠.”

 

평소 못마시는 술을 어쩔 수 없이 마시게 됐던 정씨는 다음날 회의에서 자리를 뜰 수 없었던 탓에 봉변(?)을 당할뻔해 그 뒤로 아예 술을 마시지 않게 된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했다.

 

정씨는 “가끔 시장님의 뜻을 모르고 보고를 엉뚱하게 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나중에 전화로라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생기지만 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다”며 “6개월동안 기록 일을 담당하면서 모르던 분야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dharma@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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