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둔 주부들 “사과 3,600원… 장보기 겁나요”

<현장 속으로> 설 앞둔 주부들 장에 가보니…

농축수산물가 ‘껑충’ 설 차례상 비용 15%↑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기가 겁날 정도네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일주일 앞두고 장을 보기 위해 마트나 시장을 찾은 주부들의 마음은 한없이 무겁기만 하다.

 

과일, 농산물, 수산물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설차례상 비용이 대폭 올라 가계 운영을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오전 수원시 권선구 구운동에 위치한 수원하나로클럽. 선물세트와 상차림 준비를 일찌감치 서두른 사람들로 매장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장을 보는 주부들은 치솟는 물가에 시름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주부 장모씨(44·화성)는 “설 차례상 품목을 미리 마련하려 나왔는데 만만치 않은 가격 때문에 고민이 많아졌다”며 “풍성하고 넉넉한 명절을 보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부들의 고민은 농·축·수산 등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우선 사과와 배 등 과일의 가격 상승이 눈에 띄었다. 사과는 3개에 1만900원으로 지난해 6천900원보다 57.9%나 올랐으며, 배 3개는 9천원에서 1만1900원으로 32.2% 오른 상태다.

 

단감 역시 5㎏ 한 상자에 1만7천800원으로 전년보다 25.9%나 가격이 급등했다.

 

여기에 대추도 20% 오른 1천900원이었으며, 고사리, 도라지 등의 제수용 채소와 부세조기 역시 각각 10%씩 상승했다.

 

게다가 대파의 경우 1단에 1천680원이던 것이 3천480원으로 2배 이상 껑충 뛰었고, 요리의 기본재료가 되는 양파, 부추 등 양념류 농산물의 오름세도 두드러졌다.

 

전통시장인 수원 지동시장에서도 1만원에 구매 가능하던 사과가 1만5천원으로, 밤·대추·곶감 등 견과류도 예년보다 1천원씩 오르는 등 가격 상승폭이 컸다.

 

주부 홍모씨(52·매탄동)는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이 돌아가는 길에 나눠줄 수 있을 만큼 음식을 마련하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사다보니 예산을 크게 초과했다”며 “조금이라도 아껴보려고 일부러 전통시장에 나왔는데도 예상했던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서 걱정”이라고 했다.

 

방성진 수원하나로클럽 농산팀장은 “대다수 품목의 가격이 크게 올라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초 한국 물가협회가 올해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용품 구매 비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6만4천원보다 15%가량 오른 19만원을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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