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목천의 투박한 질감에 녹여낸 청색의 상징성

그림 읽어주는 여자 - 정명교 作 ‘Cosmetic signal-space’

정명교의 작업을 관통하는 특징적인 소재를 들라면 표면을 청색의 안료로 채색한 광목천이다.

 

그의 작업에 등장하는 청색은 전면균질회화나 단색조 회화에서처럼 청색의 단색만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개 청색은 백색과 검정색 사이에 걸쳐 있는 색조의 스펙트럼으로 나타난다.

 

게다가 특유의 프로세스로 인한 우연적이고 유기적인, 그리고 비정형적인 얼룩과 흔적이 중첩된 화면은 청색에다가 풍부하고도 다양한 표정을 부여해준다.

 

따라서 그의 작업은 한마디로 깊이감이 느껴지는 청색과 함께, 광목천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물성(物性)이 바탕이 되고 있는 것 같다.

 

광목천의 굵고 성긴 올과, 안료를 채색하는 우연적인 프로세스가 만나 다양한 표정을 연출하고 있는 것. 또 작가의 작업에는 광목천 고유의 물성과 함께 청색이 갖는 상징성이 강조된다.

 

작가의 작업에 있어서 그 이론적인 배경이 되고 있는 주역(周易)에 의하면 청색은 봄을, 생명과 신생을, 그리고 창조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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