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설계>경기도, 김문수 도지사

“서민경제 회복 최우선… 더 낮은 자세로 뜨겁게”

김문수 경기지사에게는 항상 ‘잠재적 대권 후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 특히 그가 내뱉는 직설적 발언은 종종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그가 대한민국이 진정한 주권 국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해법을 새해의 과제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김 지사는 2011년 도정 운영과 관련,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두되 그동안 서민들의 삶을 체험하기 위한 ‘낮은 곳으로’라는 행보를 그들의 삶에 녹아나는 정책을 개발해 나간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 경기도민과 평택시민에게 기쁜 소식이 있었다. 삼성이 고덕신도시에 첨단산업 단지를 조성하면서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추진과정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삼성의 첨단산업단지 유치는 법률상 평택만 가능했던 게 사실이다. 수원, 성남, 부천 등 대도시는 수도권정비계획법 때문에 사실상 산업단지 조성이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삼성과의 MOU 체결은 이미 3년전에 이뤄졌었다. 공개하고 싶었지만 긴 시간 미뤄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이건희 회장에 대한 재판이 오래 지속되고 지난해에서야 비로소 사면됐기 때문이다.

 

삼성으로서는 그동안 내부 이익이 많았지만 상황이 좋지 않아 국내 투자 추진이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아무쪼록 세계 1위 기업인 삼성이 국내 투자를 특히, 경기도에 해주었다는 것에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하며 이를 계기로 경기도가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으로 우뚝 서길 기대해 본다.

 

덧붙여 삼성전자가 그동안 여러가지 이유로 해외에 투자를 많이 했지만 이번 결정은 엄청난 규모인데다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와 경기도의 미래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화성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지.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근본적으로 땅값이 문제다.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잘 되면 관광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외국인들에게 우선 한국 관광 산업에 대한 인식 변화를 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관광시장이 좁다고 평가한다. 경기도는 싱가폴보다 면적이 3배 이상 넓고 마카오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큰 시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말도 안 통하고 싱가폴보다 정부 정책도 폐쇄적이다. 우선 정부가 나서서 땅 문제를 해결해 주고 지자체가 언어 문제 등의 인프라 구성에 나선다면 희망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관광은 아이디어가 생명인데 남이섬에 설치된 짚와이어의 경우 한달에 1억원 이상의 이익을 남기고 있다. 시설 투자비 이외에는 사실 돈이 들 이유가 없다.

 

화성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경우 땅값 문제가 우선 해결되고 아이디어가 수반되면 크게 성공해 대한민국, 경기도 관광의 랜드마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소야대 도의회를 통해 행감과 예산심의를 받았다. 민선 4기와는 분명 달랐을텐데.

 

사실 집행부가 앞바퀴가 되면 도정을 운영해 나가기가 편하다. 하지만 도의회가 앞바퀴가 되고 나니 머리가 아픈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상황도 아니다. 친환경급식 예산 문제처럼 도-도의회 상호가 타협점을 찾는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다.

 

도민들이 원하는 것은 끝없는 싸움보다는 대화와 타협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친환경급식은 도와 도의회가 성숙한 행정과 정치 역량을 보여준 사례라고 자평하며, 도는 앞으로도 여소야대라는 이중권력 상황을 상호 존중의 정신으로 각종 현안 사안들을 풀어나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올해에도 이같은 점에서 도민들에게 불편함 보다는 희망적인 정책이 이어질 것이다.

-가정보육교사제도나 무한돌봄 등 주요 역점사업 예산이 삭감됐는데.

 

무한돌봄사업의 경우 센터 운영비 등이 일부 삭감돼 사업 추진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가정보육교사제도는 2008년 시작이래 부모들의 만족도도 높고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저출산 고령사회 정책평가’에서도 우수 정책으로 선정됐지만 이번 예산 심의에서 전액 삭감돼 사업 추진이 곤란하게 됐다.

 

저출산 문제해결과 여성들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대안 보육’으로 자리매김한 가정보육교사제도의 지속 추진을 위해 도의회와 추경 협의 등을 통해 예산 확보를 해나갈 생각이다.

 

-최근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안보 강화와 함께 중국의 행보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은 휴전 이후 처음으로 우리 민간에 대한 포격을 강행했다. 이는 적화 야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의 행동이 더 걱정된다. 그동안 중국의 좋은 정책에 대해 높게 평가했는데 ‘말로 해서 안 되면 다른 방법을 보여야 한다’는 중국 대변인의 발언을 보면서 쇼크를 받았다.

 

앞으로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중국과의 FTA 체결에는 반대한다. 반면 미국과의 FTA 비준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도 서민행보를 이어갈 생각인지.

 

택시에 이어 재래시장에 가서 장사를 해보고 싶다. 과일과 나물 등을 팔며 서민들과 함께 어울리며 그들의 삶 속에 녹아나고 싶다.

 

특히 올해에는 큰 정치적 대사도 없는 만큼 일자리 창출 등 서민 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낮은 자세로 경기도정을 이끌어 나갈 생각이다.

 

대담=최종식 정치부장  정리=김규태기자 kkt@ekgib.com  사진_전형민기자 hmje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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