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한파에 바닷물도 얼었다

얼어붙은 궁평항···어민들 생계 위협

올 겨울 기록적인 한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바닷물도 얼어붙었다.

 

1월18일 오후 2시께 화성시 서신면 궁평항 선착장과 궁평 해수욕장 앞바다. 19만여㎡에 이르는 광활한 바닷물이 마치 북극처럼 꽁꽁 얼어있었다. 이날 궁평항 부두에는 인근 바다가 얼어버린 탓에 닷새 전인 13일부터 40여척의 배가 꼼짝못한 채 선착장에 계류돼 있었다. 또다른 20여척은 육상에 올라와 있었으며, 조업이 불가능한 탓에 선착장에는 인적 마저 뜸했다.

 

5일째 조업을 하지 못한 탓에 선주와 선원, 궁평항 수산물직판장 상인들의 피해는 막심했다.

 

바닷물이 결빙된 탓에 거두지 못하고 있는 궁평항 어선들의 어망은 모두 6억여원에 달하며, 얼음과 함께 어망이 떠내려갈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선주들에게 전가된다.

 

또 5일간 조업을 하지 못해 발생한 손해도 모두 1억5천여원에 달했다.

 

더욱이 겨울에는 날씨 탓에 조업을 할 수 있는 날이 일정치 않아 선원들은 월급이 아닌 일당을 받고 일하는데, 궁평항의 어선에서 일하는 100여명의 선원들은 얼음이 모두 녹을 때까지 일손을 놓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전전긍긍할 수 밖에 없는 실정.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면서 2월 중순께나 돼야 조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어선의 하부를 덮고 있는 얼음이 한쪽만 녹으면서 배가 전복될 우려까지 있어 선주와 선원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출항할 경우 날카로운 얼음에 배의 바닥이 찢기면서 더욱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선착장 옆 궁평항 수산물직판장에도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긴 상태다.

 

수산물직판장의 상인 정모씨(42·여)는 “겨울에는 원래 손님이 적은데다 바다가 얼어 조업이 중단됐다는 소문이 나면서 찾아오는 손님이 거의 없다”며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가게를 열어놓는 것이지, 일주일째 개시를 못하고 있는 점포도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래운 (사)화성어선주협회 회장은 “어선이 출항하지 못할 정도로 궁평항 앞바다가 얼어버린 건 지난 80년대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결빙이 일주일 이상 가는 경우는 없었다”며 “더 큰 문제는 결빙이 지속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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