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점 “전력 아끼지만… 손님 줄까 초조”

<현장속으로> 대형유통업체 난방온도 20도 제한 첫날

경기도내 대형유통점들이 명절 대목을 앞두고 급격히 낮아진 매장내 온도가 매출에 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정부가 에너지 다소비업체로 분류된 대형유통업체 난방온도를 20도 이하로 제한하면서 매장 내 온도를 낮출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백화점 등 대형유통점의 난방온도 제한 첫날인 24일 오전 갤러리아 백화점 수원점.

 

밤새 차가워진 내부 공기가 채 따뜻해지지 않고 쌀쌀한 기운이 감돌았다.

 

전체적인 난방을 하는 대신 주차장과 연결되는 통로에 온풍기를 설치했지만 사람이 드나들면서 자동문을 통해 외부의 차가운 공기가 유입, 설정해 놓은 희망온도 19도에 훨씬 못 미치는 15~16도에 그치고 있었다.

 

화성에서 설 선물을 준비하러 나온 주부 김모씨(50)는 “한산할 때 쇼핑하기 위해 일부러 오전시간에 나왔는데 쌀쌀한 기운이 들어서 후회했다”며 “날씨가 좀 풀리고 나서 다시 나오는게 나을것 같다”며 집으로 돌아갔다.

 

이처럼 겨울철 얼어붙은 몸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장소로 손꼽히던 백화점이 차가운 바람을 맞고 있는 것은 정부가 이날부터 에너지 다소비업체의 난방온도를 20도 이하로 제한키로 하는 에너지 절감 방안을 시행 중이기 때문이다.

 

차가운 실내온도… 직원들도 점퍼입고 손님맞이 진풍경

 

고객 불만 의식해 ‘에너지 절약 안내방송’ 수시로 내보내

또 홈플러스 동수원점은 온도제한을 준수하기 위해 난방을 줄이자 출입구쪽 판매 사원들이 두꺼운 점퍼와 방한 마스크, 장갑 등을 겹겹이 착용한 채 손님을 응대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매장에서는 지난 여름 혹서기에 에너지 절약을 위해 냉방온도를 제한했던 때와 같이 고객들의 불만을 의식한듯 ‘에너지 절감 시책에 동참하기 위해 실내온도를 제한하고 있으니 양해해 달라’는 내용의 안내방송이 수시로 흘러나왔다.

 

여기에 안양에 위치한 이마트 비산점, 홈플러스, 뉴코아아울렛 등 대형마트들도 매장내 개별 난방을 철수하는 한편 매장내에 온도계를 비치해 하루 3회씩 점검을 실시하며 18도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폭설과 한파로 가뜩이나 손님이 줄어든 대형유통점이 실내온도 제한으로 쌀쌀한 설을 맞게되자 대목을 놓칠까 우려하기도 했다.

 

홈플러스 동수원점 관계자는 “밖이 워낙 춥다보니 온도제한이 아직까지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설을 앞두고 있는 만큼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며 “고객들의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명관·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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