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강원 연구기관서 잇단 발생… 道축산연·축산과학원 초비상
직원들, 가족과 생이별한 채 “씨소ㆍ씨돼지 사수하라” 악전고투
경북 축산기술연구소에 이어 강원도 횡성 축산기술연구센터에서 구제역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경기도내에서 종축을 사육하고 있는 경기도축산위생연구소와 국립축산과학원 등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경북과 강원도에 있는 축산연구소의 구제약 양성판정이 알려진 20일 경기도축산위생연구소와 국립축산과학원은 외부차량과 인력이 전면 출입제한되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 연구원은 물론 일반 직원까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종축’ 사수에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14일 경기지역에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한달이 훌쩍 넘도록 사실상 감금생활 중인 용인시 남사면 경기도축산위생연구소 가축연구팀 직원들은 종축들에 대한 예방접종을 실시했지만 혹시라도 발생할 구제역에 긴장상태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
이곳에는 우수 품종의 칡소 9마리와 한우 종우(씨소) 200여마리, 종돈(씨돼지) 330여마리가 있으며 건물 입구부터 철저한 통제 속에 보호되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말 경북 안동 구제역 발생 이후부터 이곳은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고, 구제역이 지난달 14일 경기지역으로까지 확산되자 사무요원 3명을 제외한 직원 15명의 외부출입도 자제되는 등 지난해 12월29일부터는 18명 전원이 사실상 격리된 채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가족에 의한 전염 가능성을 우려해 관사에도 가지 못하고 축사 옆 숙소에서 머무는 형편이며 사무직원들은 차량을 외곽 주차장에 세워둔 뒤 수차례의 방역 절차를 통과해야 간신히 사무실로 출근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달 초 직선거리로 15km 이내인 안성시 고삼면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며 AI확산에 따라 종계(씨닭) 3천여마리에 대한 방역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수원 오목천동의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 직원들도 직원 160여명의 출퇴근이 금지된 뒤 격리생활이 장기화되면서 감기 환자 등이 급증하고 있지만 종축 사수를 위해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다.
현재 국립축산과학원에는 종우 154마리, 젖소 35마리, 종돈 817마리, 종계 814마리 등을 사육하고 있으며 구제역 예방백신을 접종했으나 항체형성 결과가 나오지 않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축산과학원은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으며 하루 한두차례 들어오는 부식 및 식자재에 대해서도 정문에서 물건만 인수 소독 및 방역 과정을 거쳐 출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 관계자는 “축산기술연구소에까지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이번 설에도 나갈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특히 여직원들은 격리되면서 자녀들을 제대로 돌볼 수 없는 등 무척 힘든 상황이지만 종축 사수의 사명감을 갖고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원재기자 chwj74@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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