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전 돌입 도내 의원들은 불구경?

한나라, 대선 공약에 부담 민주, ‘충청 유치’ 주장 편승 김 지사 “표만 신경” 불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과 관련, 충청·호남지역 의원들이 본격 유치전에 돌입한 가운데 김문수 경기지사가 “정치권이 충청권의 표만 신경쓴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민주당 충청·호남 의원들은 19일 각각 결의문과 보도자료를 내고 충청지역과 호남지역 유치를 주장했다.

 

충청 의원 7명은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한나라당의 충청권 18대 총선 공약”이라면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정치적 음모에 의해 당초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는다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호남권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지식경제부가 지난 17일 광주를 R&D(연구개발)특구로 지정했다”며 “이번 특구 지정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유치로 이어져 연구개발의 성과들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성과를 이뤄내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광주지역 의원들은 21일 광주시와의 시정협의에서도 과기벨트 유치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여야 경기도내 의원들은 도내 유치에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도내 의원들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란 점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이며,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압박하는 호재라는 점에서 손학규 대표의 충청권 유치 주장에 편승하는 모습이다.

 

과천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왕·과천)는 이날 기자와 만나 “이 대통령의 공약과 관련됐다며 야당이 공세를 계속 펴고 있는 만큼 정부가 속히 위원회(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구성해 입지를 지정해야 한다”면서 “정치권에서 거론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안 대표는 일부 최고위원들이 토론회를 개최하며 충청권 유치를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너무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도내 의원들은 손 대표 충청권 유치를 강력 주장, 별도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관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지사는 “정치인들이 요즘 표 나오는 것만 하려 한다”며 최근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무상복지 논쟁과 함께 도가 추진하고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문제에 대한 정치권의 움직임에 불만을 나타냈다.

 

김 지사는 이날 서울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진행된 한국엔지니어링클럽회원 대상 특강에서 “정부 청사가 떠난 자리를 과학기술, 지식집약적, 문화 등을 위해 써야 한다”고 말한 뒤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서민 표가 많으니 (정치권에서는) 무조건 서민, 충청도 위주다. 선거 때만 되면 충청도에 굉장히 신경쓴다”며 “경상도와 전라도는 고정표이고, 경기도는 단합이 안 되니 표로 안 친다”고 직설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김 지사가 다음달 7일 개최하는 여야 의원 정책협의회에서 주요 현안에 포함시켜 정식으로 도내 의원들에게 협조를 요청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김재민기자 jm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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