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똘똘’ 외부인 막고 철통 방역

파주·연천 축산農 “구제역 이렇게 막았다”

발생 초기부터 ‘자체 소독·유용미생물 활용’ 위기 극복

 

구제역이 전국을 휩쓸고 있으나 파주·연천 지역에서 피해를 입지 않은 축산농가의 다양한 방역 비법이 관심을 끌고 있다.

 

17일 파주시와 연천군에 따르면 연천군은 구제역 발생으로 우제류 가축 12만856마리 가운데 84%가 살처분, 매몰하는 등 피해가 컸지만 젖소 사육농가가 밀집된 백학면 석장리 마을은 전혀 피해가 없었다.

 

이 마을에는 젖소 19개 농가(1천453마리), 한·육우 8개 농가(181마리), 멧돼지 1개농가(100마리) 등 모두 28개 농가에서 1천734마리의 우제류 가축을 사육하고 있다.

 

마을은 연천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백학면 노곡리와는 불과 5㎞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지만 최근까지 구제역을 피했다.

 

이 마을 축산농가들은 구제역 발생 초기부터 똘똘 뭉쳐 자체적으로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인근 노곡리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축산농민들은 곧바로 1천여만원을 갹출해 방역 소독기 15대를 구입, 하루 2차례씩 축사 소독을 하고 유일한 마을 진입로에 방역초소를 설치,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근무를 서면서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인근 백학면 전동리에서 한우 150마리를 키우는 명인구씨(58)는 악취제거에 효과가 있는 ‘유용미생물(EM. Effective Micro-Organisms)’을 활용해 구제역 위기를 극복했다.

 

명씨는 “4년 전 소 2마리를 부루셀라로 잃고 나서 300만원의 사비를 들여 유용미생물 배양기를 설치해 매일 축사와 주변에 뿌렸는데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파주에서 한우와 젖소 등 모두 25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황인식씨(48)는 차단방역 외에 기르던 소를 건강상태에 따라 구분, 관리했다.

 

40일째 바깥출입을 안했다는 황씨는 사료차에 의한 감염을 막기 위해 배합사료 대신 짚을 먹이고 음식도 축사 인근에 배달을 시켜 가져다 먹는 등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았다.

 

매일 2차례 소독을 실시하는 것 외에 건강한 소와 약한 소를 구분해 약한 소의 경우 축사 온도를 1~5도 가량 높여주고 먹이도 많이 주는 등 저항력을 키워주는 방법으로 나름대로 방역을 했다고 설명했다.

 

황씨의 농장은 법원읍 동문리와 파평면 덕천리 2곳으로 모두 구제역에 감염되지 않았다.

 

황씨는 “아직 구제역이 종식되지 않아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경험으로 볼 때 외부인에 대한 출입 통제와 철저한 소독등을 통해 차단 방역을 하고 가축의 저항력을 길러주면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주·연천=고기석·이정배기자 kok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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