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읽어주는 여자 - 김양희 作 ‘obsession’
형식적인 측면에서 볼 때 김양희의 작품에서 꽃의 형태는 점차 해체되어 점점 추상화되는 과정을 거친다.
붉은 꽃의 잎들은 또 다른 생명체의 해체과정을 보여주는 것처럼 실타래가 풀리듯 가장자리 부분에서부터 허물어져가고 꽃술 역시 꽃잎의 중앙 깊은 곳으로부터 그림의 표면으로 부유하듯 솟아오르며 한 올 한 올 해체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이러한 형태의 해체과정은 다음 단계로 이어지는 형태의 해체와 색채의 단순화를 예고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노란색 꽃들이 전개되는 화면의 단계에 이르면 김양희의 작품은 이미 재현의 단계를 지나 추상의 단계로 들어서며 색채 또한 모노톤에 가깝게 비사실적이며 상징적으로 전환된다.
이러한 전환은 작가의 작품 전체를 조망할 때 지극히 자연스런 맥락상의 전환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색과 선, 표면 질감 등의 형식주의적 요소들의 일관성을 통해 작품의 전이를 정당화시켜주는 면이 있다.
화면의 전반적인 모노톤에 비하여 명암의 강조나 붓의 스트로크가 만들어내는 생명감이 오히려 화면을 생기 있게 만들어주면서 작품은 점점 신비스런 환상의 심연으로 빨려들어가듯 관람자들의 시각을 자극한다.
김양희(金良姬·Kim Yanghee)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했으며 포스코 미술관(서울) 등 유수의 국내 갤러리에서 개인전 11회, 그룹전 70여회를 소화했다.
제26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비구상부문 우수상, 제4회 서울미술대전 특선 등 다수의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서울 코스코 센터, 단원미술관, 성남아트센터 등 지역의 공공미술기관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현대판화가협회·한국북아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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