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
일반인들에겐 ‘연기파 배우’란 타이틀로 익숙한 조재현씨(45)가 지난 8월17일 그동안 경기도지사가 당연직으로 맡아온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에 취임하자 많은 사람들이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의중을 궁금해 했다.
이에 화답키라도 하듯 조 이사장은 계약 기간이 만료된 사장과 도립예술단 감독을 교체하는 등 변화를 주도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연극열전2,3’의 프로그래머이자 경기공연영상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예술 제작·경영자로서도 입지를 다져온 조 이사장. 또 다른 시작 앞에 서 있는 그가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관객, 아니 도민들의 마음을 두드릴지 들어봤다.
“사실 경기공연영상위원장직을 제안받았을 때까지만 해도 (경기)도지사 얼굴도 몰라서 인터넷으로 찾아볼 정도였습니다. 배우인 제가 정치인들을 알아야 할 필요도 없었죠. 평소 정치에 큰 관심이 없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원장을 하면서 추진했던 DMZ 영화제와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한 화장콘테스트 등 몇 가지 일들을 김 지사가 눈여겨 보며 인연이 이어진 것 같습니다.”
조 이사장은 먼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김문수 도지사와의 관계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김 지사와의 좋은 인연이 계속돼 앞으로 유인촌 장관과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관계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변의 예측에 대해서도 그저 옳다고 생각하는 일들만 할 뿐, 정치를 하거나 장관이 되기 위해서 하고 있는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저 전당의 변화와 발전에 대해 고심하고 있을 뿐.
“우선 기획공연을 좀 더 철저히 준비하고 홍보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많은 예산을 들여 공들여 올린 무대가 학생들 단체 관람으로 그쳐서는 안됩니다. 또 기존에 예술단들이 도내 31개 시군을 다니며 펼치는 문화운동인 ‘모세혈관운동’에도 선택과 집중이 요구됩니다. 각 지역에 있는 예술단체 등에 교육과 소스 등을 제공해 그들 스스로도 공연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가 새로운 일들을 추진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이 손혜리 신임 사장의 임명. 손 사장의 경우 공연장 운영 경험이 없다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조 이사장은 선택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났다.
“전국 대부분 공연장의 운영자들을 만났고 여러 선배들과도 함께 일해봤지만 일에 있어 감동과 깨우침을 준 사람은 손혜리 사장이 처음이었습니다. 2008년 당시 서울문화재단의 문화교육센터 팀장으로 일하던 손 사장이 진행한 ‘청소년 비전아트트리’라는 프로젝트의 마스터로 함께 참여하며 인연을 맺게됐죠. 손 사장은 진정성을 갖고 뛰며 과정 속에 결과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습니다. 현 시점에서 전당의 발전을 위해서도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이사장으로서의 일도 많지만 본업인 연기에 대한 열정도 대단한 조 이사장. 그는 주어진 일을 집중력 있게 처리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한다.
“DMZ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5개월 동안 사무국장이 우리 집에서 잔 것이 반입니다. 밤 9시부터 새벽 3시까지 회의하고 준비하기가 일쑤였기 때문입니다. 영화도, 전당의 업무들도 진정성을 갖고 내 일 처럼 몰입해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신임 이사장에 이어 사장과 예술감독 교체 등 연이은 변화를 접하며 전당에 대해 어느때 보다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조 이사장은 전당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조급하게 변화를 채근하기 보다 시간을 두고 판단해 주길 당부했다.
“전당의 모든 사업들을 기승전결로 나누고 그 후의 연계성까지 면밀하게 체크할 것이며 조직원들도 자기성찰을 통해 베스트를 다할 수 있도록 이끌어줄 것입니다. 올해 이미 잡힌 일정들은 계획대로 잘 마무리하며 변화의 구체적인 방향을 설정할 것입니다. 조금 더디 가더라도 옳은 방법을 찾을 것이니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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