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매몰 인근 하천서 ‘핏물’

파주서 침출수 유입 의심… 방역당국 조사 나서

구제역 예방을 위해 돼지 1천여 마리를 살처분한 파주의 매몰지 인근 하천에서 핏물이 발견돼 가축 매립지에 대한 안전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2일 파주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5시께 파주시 광탄면 김모씨의 개 사육장 인근 하천에서 피가 섞인 물이 흐른다는 신고가 접수돼 방역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김씨는 평소 이 하천물로 자신이 기르던 개들에게 죽을 끓여 먹여왔다.

 

앞서 시는 신고 하루 전날 김씨의 사육장 인근 20m 지점 공터에 돼지 1천여 마리를 구제역 예방차원에서 매몰 조치했다.

 

시 관계자는 “매몰된 가축에서 발생한 가스가 피와 함께 땅을 뚫고 나오면서 인근 하천으로 흘러든 것 같다”며 “정확한 원인은 현장 조사를 벌여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농림부의 가축 매몰 지침에 따르면 매몰 전 지하수와 토양 오염을 막기 위해 비닐을 깔고 생석회를 뿌린 뒤 매몰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매몰 후에도 사후처리반이 주기적으로 매몰지를 돌며 순찰활동을 벌여 침출수가 발생할 경우 톱밥을 이용해 오염원을 제거하도록 했다.

 

그러나 파주시의 경우 매몰지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가축 소유주 토지인 하천 바로 옆을 매몰지로 선정하고 매몰 하루만에 침출수가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안전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구제역 예방백신 접종과 검사, 방역활동은 보건당국이 집접 관리감독을 하고 있는 반면 매몰처리는 지자체가 전담하고 있지만, 인력과 장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규정에 맞게 하기보다는 매몰 자체에만 급급해 부실하게 매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편 시는 우선 김씨의 농가에 간이 상수도를 설치해 주고 임시로 매몰지 인근에 저류조를 설치해 침출수와 오염원을 제거하기로 했다.  파주=고기석기자 kok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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