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돌’이 아닙니다

그림 읽어주는 여자 - 문창배 作 ‘시간-이미지’

작가가 그린 것이 돌(石)이 아니라면 무엇인가. 눈으로 가식없이 바라 본 사물에 대해 딴지를 걸고 있는 작가는 돌을 돌로써 보지 말라는 불교적 사상을 여과없이 설파한다.

 

그럼 과연 화면 속의 돌은 무슨 의미일까. 그것은 바로 작품명에서 알 수 있듯 ‘시간’과 ‘이미지’다. 작가가 생각하는 시간은 과거에 자신이 경험했던 돌에 대한 기억의 공간을 관통해 온 시간이며, 자연현상에 의해 깎이고 깎인 영겁의 세월을 의미하는 것이다. 전자는 개인적 삶의 시간이며 후자는 자연을 거슬러온 시간으로 풀이할 수 있는데, 바로 그 두 개의 시간이 하나의 화면에서 교차되며 어우러진 것이 바로 ‘시간-이미지’다.

 

또한 작가가 관객에게 드러내고 싶어하는 ‘시간’은 캔버스 위에서 하나의 이미지로 나타난다.

 

돌이 머금은 시간이 이미지에 의해 가시화 되는 것. 즉 그림의 돌 자체가 그저 돌이 아니란 뜻은 역설적으로 풀이하면 돌 모양을 한 허상의 집합체라는 뜻. 즉 작가의 작품안에 돌은 부재하는 허상일 뿐이다.

 

작가는 바로 이 ‘허상’과 ‘사실’ 사이의 미묘한 줄다리기를 통해 관객에게 상상의 자유와 열린 마음을 제안한다.

 

문창배(CHANG-BAE MOON)

 

중앙대학교 예술대학과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지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중앙대학교 및 협성대학교, 제주대학교 등에서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2000년부터 개인전 및 단체전을 통해 이름을 알린 작가는 지난 2005년 제31회 제주도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각종 미술대회에서 상을 휩쓸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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