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곤파스’ 강타···수도권 대혼란

태풍 이동·규모 예측실패 피해 키워

지난 8월29일 남태평양에서 발생한 제7호 태풍 ‘곤파스’가 9월2일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경기지역 곳곳에서 인명 피해와 함께 낙과, 가로수 전도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경기도는 최고 300mm 이상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해 하천변과 산사태 취약 지역 및 붕괴위험 지역, 계곡 등 인명피해 우려 지역 186곳에 대한 경계활동을 강화했지만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으며, 가로수 416그루가 쓰러지고, 주택 140여채가 파손되거나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태풍은 풍년을 꿈꾸던 농부들의 소망을 깡그리 앗아가 버린것은 물론 채소와 과일값 등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살림살이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10년 만에 발생한 ‘닮은 꼴’ 가을태풍

 

곤파스는 지난 2000년 발생한 ‘프라피룬’(prapiroon·태국어로 비의 신)과 진로 및 성격이 매우 흡사하다. 8월24일 발생 9월 4일 소멸한 프라피룬은 이번 태풍처럼 전형적인 가을태풍으로 서태평양에서 이번 태풍과 거의 같은 진로로 빠르게 북상, 전국에 큰 피해를 입혔다.

 

당시 태풍 중심권에 있던 인천과 인근 섬 지역에서 선박 13척이 좌초돼 실종자가 속출했고, 도로와 둑이 파손 또는 유실됐다. 프라피룬으로 인해 추수를 앞둔 논의 벼가 쓰러지는 피해가 잇따르는 등 전국에 2천520억원의 재산피해가 났고 28명이 목숨을 잃었다.

 

가을태풍은 8월 말~9월 초 적도 해역의 바닷물이 가장 뜨겁고 더 많은 에너지를 태풍에 공급, 여름태풍보다 대체로 위력이 세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강풍에 행인 2명 사상, 주택 파손 등 피해 잇따라

 

태풍의 진입로에 들어선 9월 1일 오전 6시30분께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까치마을 S아파트 109동 앞길을 지나던 현 모(37)씨가 강풍에 직경 15㎝, 길이 20m의 부러진 가로수에 머리를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40여분 만에 숨졌다.

 

앞서 오전 6시20분께는 부천시 원미구 상동 앞길에서 서모(38)씨가 강풍에 날아온 포장마차 지붕에 맞아 머리와 왼쪽 다리를 다쳤다.

 

안성 200㏊, 평택 200㏊, 화성 180㏊, 남양주 70㏊ 등 모두 950㏊에서 배 낙과 피해가 발생하고, 안산과 화성 지역 12㏊의 포도밭에서도 과일이 비바람에 떨어졌다. 또 연천, 고양, 안산 등에서 75㏊의 벼가 쓰러지고, 시흥과 안산, 용인, 광주의 비닐하우스 108㏊가 파손됐다.

 

화성시와 안산시에서는 6척의 어선이 파손되거나 침수됐고, 화성시 육상 종묘양식장 3곳의 지붕이 바람에 날아갔다.

 

주택 피해도 잇따르면서 수원시 등 14개 시·군 주택 127채의 지붕이 파손되고, 성남시 등 4개 시·군 주택 12채의 유리창이 파손됐으며, 의왕시 한 상가와 고양시 교회 1곳이 바람에 반파됐다.

 

▲채소·과일값 천정부지로 올라

 

태풍 곤파스는 9월3일을 기해 동해상으로 완전히 빠져나가면서 경기도를 비롯 전국에 내려진 태풍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그러나 태풍을 전후해 채소와 과일 값이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물론 농민들의 속내를 까맣게 태웠다.

 

배추와 열무 등 채소는 비바람 속 출하작업이 어려운 데다 수확 이후 비를 맞으면 저장성이 떨어져 빨리 시드는 속성이 있다. 특히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평택 등 수도권에서 시설작물을 키워 공급하는 비닐하우스 피해가 발생하면서 상추, 시금치 등 가격도 급등세를 보였다.

 

과일값도 사정은 마찬가지. 태풍 곤파스 피해가 집중된 충남 지역의 경우 수확을 앞둔 배 사과 등 재배면적의 20∼30%가 낙과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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